다양한 장르의 융합
이희문은 한국예술계의 변방에 놓인 전통성악을 공연의 중심으로 끌어와 성질이 다른 장르들과 교류하면서 이 시대가 원하고, 그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작품으로 녹여내왔다. 이희문이 리드보컬로 활동했던 밴드 씽씽(SsingSsing)은 2017년 아시아 최초 〈NPR Tiny Desk Concert〉에 출연해 해외에서 먼저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우아하고 고상한 한복을 벗어던진 그가 씽씽의 첫 공연을 하며 입은 의상이 스팽글이었다. ‘Spangle’은 갇혀있던 틀을 깨고 벗어난 ‘해방과 자유’의, 그리고 그의 존재를 세상에 각인시켜준 ‘시작점’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수자, 전수자, 계승자 등으로 구분 짓고 구전으로 답습하여 이어져 온 한국 전통예술계에서 어쩌면 재즈, 또는 밴드의 잼(즉흥연주)과도 같았던 그때 그 시절 민요의 본질을 되찾고자 다양한 시도를 한 지 어느덧 9년. 10여 년 가까운 시간 그에게 있어 밴드란 의미를 되새긴다면 시작점의 상징 ‘Spangle’을 논할 수밖에 없을 테다. 이번 공연 <오방神과 – 스팽글>은 그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다. 단순한 퍼포먼스로서의 공연이 아닌 이희문의 10년의 삶의 기록이자 앞으로의 10년의 방향을 그리는 새로운 시작점이기도 한 공연에서는 오방神과[1집]부터 싱글앨범 [탑돌이], [A], [See Breeze], [장(場)] 앨범의 곡뿐만 아니라 팝, 댄스, 락, 블루스, 발라드, 지르박까지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한 신곡들을 두루 들려줄 예정이라고.
다양한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 속에서도 소리만큼은 올곧게 하려는 노력을 지켜온 소리꾼 이희문. 어떠한 장르와의 융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한국화’시키며 우리 것으로 만들어온 그가 재해석한 민요를 선보이는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민요가 어디까지 변신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길.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이희문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