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4

런던의 하이퍼 로컬 브랜드 ‘아틀리에100’

가장 런더너 다운 디자인을 소개합니다.
올해의 Z세대 트렌드 키워드로 부각된 하이퍼 퍼스낼리티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하이퍼 리얼리즘이 있다면, 여기 하이퍼 로컬도 있다. 작년, 런던에서 데뷔한 아틀리에100(Atelier100)은 디자이너와 제조사 및 디자인 산업의 전문가 집단이 협업해 만든 크리에이티브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이자 커뮤니티 플랫폼, 콘셉트 스토어다.
Atelier100의 로고
런던의 하이퍼 로컬 브랜드 Atelier100.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무엇보다, 로컬 디자인 및 생산을 추구하며 런던에서 100km – 대략적으로 서울에서 충남 아산까지의 거리 – 이내에서 재료를 소싱하고 제작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근거리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유지하면서 기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지 네트워크 구축 및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이러한 독창성은 스웨덴의 브랜드로 잘 알려진 H&M과 이케아를 운영하는 잉카 그룹(Ingka Group)이 협력해 현지에서 떠오르는 창의적인 인재를 찾고 육성한다는 공통 목표를 기반으로 한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해 상업적으로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디자인부터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마케팅, 회계, 법률 자문 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공유한다고.

Atelier100의 액세서리 컬렉션.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하이퍼로컬 브랜드 아틀리에100의 론칭과 함께 선보인 12개의 창작물은 각각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독창적이고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의 가구와 홈 퍼니싱 제품, 의류 및 패션 액세서리로 구성된다. 특히, 지속 가능한 디자인 사고와 재료의 독창성이 특징이며, 런던의 정체성을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한 점이 흥미롭다.

Stainless Steel Tubular Chair by Andu Masebo.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Andu Masebo ©Ayesha Kazim

디자이너 안두 마세보(Andu Masebo)는 목공, 도자기 및 금속 가공 분야의 전문가로, 자동차 배기 파이프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를 용접해 만든 곡선형 의자 ‘스테인리스 스틸 관형 의자(Stainless Steel Tubular Chair)’를 선보였다. 

London Cobblestone Floor Light by Mitre & Monday’s.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Mitre & Monday's ©Ayesha Kazim

조페스 션리-잭슨(Josef Shanley-Jackson)과 핀 톰슨(Finn Thomson)이 설립한 아트 앤 디자인 스튜디오 마이터 앤 먼데이즈(Mitre & Monday’s)는 디자인 재료 탐구에 위트를 가미한 작품이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한 ‘런던 호박돌 플로어 조명(London Cobblestone Floor Light)’은 런던에서 찾은 호박돌*을 활용해 균형 잡힌 프리 스탠딩 조명을 완성했다. 

*집터 따위에 기초를 단단히 하기 위한 받침용 돌
Potato-Printed London Dinner Plates by James O’Brien.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James O'Brien ©Ayesha Kazim
Potato-Printed London Dinner Plates ©Yeshen Venema

포테이토 프린팅 일러스트레이터 제임스 오브라이언(James O’Brien)은 지역에서 공수한 세컨드 핸드 접시에 영국식 아침식사의 대표적인 메뉴인 계란과 소시지, 베이크드 빈즈 등을 직접 그려 넣은 중고 접시 컬렉션 ‘포테이토-프린티드 런던 디너 접시(Potato-Printed London Dinner Plates)’를 선보였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가 돼버린 오래된 감자를 활용해 중고 접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London Paper Mache Table Lamp by Emmely Elgersma.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Emmely Elgersma ©Ayesha Kazim
Thames Clay Vase by Alison Cooke.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Alison Cooke ©Ayesha Kazim

조각가이자 도예가 에멀리 엘거스마(Emmely Elgersma)는 버려진 브로드시트와 테니스 공 튜브를 활용해 질감이 살아있는 컬러풀한 종이 조명 ‘런던 페이퍼 마쉐 테이블 램프(London Paper Mache Table Lamp)’를, 도예가 앨리슨 쿡(Alison Cooke)은 템스강 26미터 아래에서 발굴한 점토로 만든 핸드메이드 꽃병 ‘템스 클레이 베이스(Thames Clay Vase)’를, 디자이너 야스민 레논-총(Yasmin Lennon-Chong)은 3D 프린트 기술을 활용한 ‘도어 스톱 조각(Sculptural Door Stop)’으로 일상을 더욱 유쾌하게 장식한다.

Sculptural Door Stop by Yasmin Lennon-Chong.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Yasmin Lennon-Chong ©Ayesha Kazim
Alphapets-Laser Cut Animal Card Set by Nathan Joyce.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Nathan Joyce ©Ayesha Kazim

사진작가이자 패키지 디자이너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일러스트레이터인 네이선 조이스(Nathan Joyce)는 레이저 커팅 기술로, 동물의 철자를 활용해 만든 위트 있는 장식품 ‘알파벳: 레이저 컷 동물 카드 세트(Alphapets: Laser Cut Animal Card Set)’를 소개했다. 디자이너 니나 주아 클레인(Nina Jua Klein)은 두 개 이상의 부품이 서로 의존해 하나의 개체로서 기능하도록 한 원통형 촛대 세트 ‘런던 브릭 앤 차콜 촛대(London Brick & Charcoal Candle Holders)’를 만들었다. 

Nina Jua Klein ©Ayesha Kazim
Surplus Bag Collection by Clara Chu.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Clara Chu ©Ayesha Kazim

패션 아이템도 인상 깊다.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 클라라 추(Clara Chu)는 팝적인 가방과 액세서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과잉됐다는 의미의 ‘서플러스 백(Surplus Bag)’ 컬렉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야채용 필러와 숟가락, CD 케이스, 실리콘 아이스 트레이, 토스터 부품까지 예상치 못한 아이템을 재활용했다. 그녀는 소비재의 유머러스한 변형을 통해 소위 ‘고급’ 문화와 ‘저급’ 문화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했다.

Atelier100의 패션 아이템 모음. Photographer Trisha Ward, Stylist Serene Khan
Savvas Alexander ©Ayesha Kazim
Elna-Marie Fortune ©Ayesha Kazim
Zoe Horgan ©Ayesha Kazim

디자이너 사바스 알렉산더(Savvas Alexander)는 패션 업계의 과잉 소비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하며 ‘레이저 컷 패션(Laser Cut Fashion)’ 컬렉션을, 텍스타일 디자이너 엘나-마리 포춘(Elna-Marie Fortune)은 런던의 기념물에서 영감을 얻은 ‘런던 우븐 토트(London Woven Tote)’ 컬렉션을, 니트 디자이너 조 호건(Zoe Horgan)은 패션 산업 폐기물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유도하며 사장死藏 재고의 원사를 활용한 ‘데드스톡 니트웨어(Deadstock Knitwear)’ 컬렉션을 선보였다. 

 

런던 기반 크리에이터들의 창의성과 지역색이 듬뿍 깃든 아틀리에100의 한정판 제품은 온라인 채널을 비롯해 런던 해머스미스의 쇼핑몰이자 복합문화공간인 리바트(Liva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승주 객원 필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Atelier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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