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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빵 말고 피부에 양보하세요” 브랜드 버터 샤워

마르세유 전통 비누에 현대적 위트를 더하다
찬 바람 부는 환절기에는 피부 타입을 막론하고 피부 건강이 악화하기 쉽다. 특히 악건성은 작은 자극에도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가장 괴로운 시기다. 이런 악건성 피부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Anti-dryness 스킨케어 브랜드 ‘버터샤워(butter shower)’를 소개한다.
브랜드 로고 © butter shower

부드럽고 리치한 텍스처와 보습의 이미지를 의미하는 ‘버터’와 몸을 씻어내는 일반적인 의미와 더불어 작은 물방울들이 터지며 수분감 폭발을 연상케 하는 ‘샤워’를 조합해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했다. 버터 덩어리가 떠오르는 네모반듯한 비누 모양과 패키지 디자인에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어쩌다 그들은 악건성을 위한 제품을 만들게 되었을까, 왜 버터였을까. 질문의 답을 듣기 위해 버터 샤워의 박수지 브랜드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Interview with 버터 샤워

박수지 브랜드 디렉터
© butter shower

버터 바 솝

버터 샤워의 시그니처 제품으로 6가지 오일과 3가지 버터를 원료를 사용한 고보습 약산성 비누다. 600년 전통의 마르세유 비누 제조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CP 공정을 사용했다. 버터 샤워는 스킨케어의 첫 단계를 세정으로 정의했고, 브랜드의 첫 제품을 악건성 피부를 위한 세정제로 선택했다.

© butter shower

버터링 미스트

페이스, 바디, 헤어 등 모든 부위에 사용할 수 있는 올 오버 미스트. 건조함을 느끼는 곳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통통한 패키지에 두꺼운 버터링 오일 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버터 바 솝 오리지널 제형 © butter shower
버터 바 솝 제작 과정 © butter shower

— CP(Cold Process) 공정이란 무엇인가요?

명칭 그대로 저온 환경에서 비누를 제작하는 공법입니다. 음식 재료의 영양소를 최대한 지키기 위해 저온 조리하는 수비드 조리법과 비슷한 개념이죠. 제조 과정에서 원료가 열에 노출되지 않아 본연의 영양소와 특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대로 비누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제조 특성상 사소한 요인으로도 비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제조 담당자가 모든 제작 과정을 세심히 살핍니다. 원료들을 잘 섞고 난 후에는 모양을 잡아 자연 건조 기간을 거치는데 평균적으로 1,100시간 이상을 건조·숙성시킵니다. 많은 정성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제조법이죠.

버터 바 솝 오리지널 © butter shower

— 진짜 버터 같은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어요.

첫눈에 버터가 연상되는 제품이지만 버터 바 솝의 모습은 마르세유 전통 비누가 가지는 본질에 집중하여 탄생한 디자인입니다. 솝 메이커의 정성, 자연 유래의 원료, 오랜 숙성 기간 등 마르세유 비누가 가지는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버터 바 솝 코코 © butter shower

버터 샤워가 재해석한 마르세유 비누는 클래식함에 행복과 즐거움 몇 스푼을 담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클래식하지만 너무 견고해 보이지 않도록 곡선 형태를 추가한 세리프 폰트를 사용하고, 투박하게 썰어낸 비누를 종이에 둘둘 말아 포장하던 마르세유 전통 포장법에서 비누를 주조하듯 제작해 실링 작업까지 수작업으로 마무리하는 것으로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고, 집 안 어디에 둬도 잘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과 제작 방식을 추구합니다.

© butter shower

— ‘버터링 미스트’는 이름도 특이하네요.

극도로 건조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오일’과 ‘미스트’를 선호하는데요. 오일 제품은 대부분 유리병에 들어있어 자칫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뜨릴 수 있고, 제형 특성상 흡수가 더디고 묻어남이 많죠. 미스트는 사용 후 되려 피부가 더욱 건조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이런 오일과 미스트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한 제품이 바로 ‘버터링 미스트’입니다. 손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플라스틱 용기로, 미끄럼 방지를 위해 무광 코팅으로 제작했습니다. 레이어링이 가능한 올 오버(all-over) 미스트이기 때문에 처음엔 가볍고 산뜻하게, 보습이 필요할 땐 수분과 영양 보습막을 겹겹이 쌓을 수 있습니다.

© butter shower

버터링은 미스트의 35%를 차지하는 통통한 오일층을 의미합니다. 가볍고 산뜻한 satin-finish 사용감을 지닌 시드 오일을 원료를 사용했고, 나머지 65%는 피부 열감에 의해 증발하여 건조함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제수가 아닌 프로폴리스 추출 세럼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올여름 자외선에 건조해진 피부에 좋은 ‘응급 처치 미스트’라는 별명으로 많이 찾아 주셨죠.

© butter shower

— ‘버터 버블 오간자 비누망’을 수작업으로 제작하신다고.

비누망의 제작 포인트는 ‘비누가 선사하는 부드러운 감촉의 경험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가?’ 였어요. 제작사로부터 여러 샘플을 받아보고 다양한 원단도 탐색해 봤지만 만족스럽지 않았죠. 튼튼하면서 부드럽고 거품 메이커로서 기능이 충실할 것. 해당 조건에 맞는 원단을 찾던 중 오간자를 발견했습니다. 원단 특성상 섬세한 재단이 필요하고, 올 풀림이 생길 수 있어서 수작업으로 맞춤 제작하고 있습니다.

© butter shower

— 악건성을 위한 제품을 만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브랜드 기획의 첫 번째 기준은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하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죠. 공통으로 언급된 ‘악건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고, 기획 회의를 거치면서 건성, 악건성 타입의 피부를 결코 ‘건조함을 느끼는 피부’라고 단순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피부 건조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고, 그에 따른 해결법도 천차만별이니까요. 이러한 난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저희만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어 악건성 피부를 위한 스킨케어 솔루션 브랜드를 론칭하였습니다.

 

— 버터에 주목한 이유는요?

건성 피부를 위한 고보습 제품을 만들다 보니 실제로 식물성 버터, 오일 원료를 많이 사용합니다. 버터가 워낙 많이 언급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버터의 이미지가 연상되더라고요. 버터가 가진 부드러운 질감과 포근한 이미지가 버터 샤워 제품 이미지와 잘 어울려 ‘버터 샤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클래식한 버터 패키지에서 브랜드 로고나 패키지 디자인에 영감을 얻기도 했죠.

© butter shower

— CP 공정이 까다로운 만큼 버터 바 솝이 탄생하기까지 힘든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까다로운 CP 공정에 악건성 피부에 적합한 고보습 클렌저를 만들려다 보니 수많은 시행착오와 상당한 검증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0.1%의 차이로 원료 혼합이 되지 않거나, 비누가 굳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죠. 제조 후 6~8주의 자연 건조 시간이 필요한데, 그에 적절한 환경을 갖춘 공간을 찾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침내 안정적인 형태의 비누를 완성했을 때 팀원 모두가 진심으로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종적으로 지금의 버터 바 솝은 보습 원료 함유율을 76%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어요.

 

— 먹어도 괜찮을 만큼의 천연 원료를 사용하신다고.

검증된 원료를 사용하는 것, 그 원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건성 피부는 대부분 피부 장벽이 약해져 영양이 부족한 상태인데요. 예민한 피부에는 특별한 기능성 원료보다 적절한 유·수분을 공급해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먹어도 괜찮을 만큼 안전한 천연 원료를 선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 butter shower

— 버터 샤워가 궁극적인 모토나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버터 샤워 제품을 통해 피부의 편안함을 되찾고 건강함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피부에 에너지 충전이 필요할 때 고민 없이 손이 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루틴의 일부가 되는 것처럼 이요.

 

— 앞으로의 브랜드 운영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뿐만 아니라 미처 불편함으로 인식할 수 없었던 부분까지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발상의 조각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래 걸리고 까다로운 과정이더라도 잘 만들어진 제품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하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서현숙 객원 필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버터 샤워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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