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큐러블, 프리워커스
카세트테이프를 소재로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크라우드 펀딩 수업을 듣던 중 선생님께서 “카세트테이프를 다시 사용할 수 없을까?”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저희 모두 90년대생이기 때문에 카세트에 대한 추억도 있고요. 옛날 물건에 또 다른 쓰임새를 부여하는 건 누구나 관심 가질 주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용도를 바꾸면서 가까이 둘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로 했죠. 책상 위에 있는 물건부터 탐색하기 시작했어요. 때마침 눈앞에 테이프 디스펜서가 있더라고요. ‘테이프’라는 연결고리를 활용해서 재미있는 아이템을 만들기로 했어요.
‘테잎테잎’ 기획 및 제작 과정을 설명해 주세요.
3D 모델링과 설계는 프리워커스에서 진행했고, 커버 스티커와 마스킹 테이프는 큐러블에서 디자인했습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실행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테이프를 뜯기 위해서는 손을 넣을 공간이 필요한데 카세트는 너무 작았거든요. 그래서 테이프 거치대를 만들었어요. 손을 넣지 않아도 간편하게 테이프를 뜯을 수 있죠. 이외에도 카세트 형태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2개의 테이프를 넣을지 고민했어요.
다른 마스킹 테이프도 넣어서 사용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표준 규격과 호환성을 고려한 제품으로 기성 마스킹 테이프도 사용할 수 있어요. 크기가 15mm X 10m이고 지관 통 내경이 2.6cm인 테이프를 권장해요. 이 규격에서 벗어난 제품은 사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떤 점을 중심으로 ‘테잎테잎’을 디자인하셨나요?
카세트테이프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모티브만 차용해서 제작하는 게 목적이 아니었으니까요. 사람들이 원하는 건 카세트 그 자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크기와 소재, 디테일을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죠. 하지만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기능에도 충실해야 했어요. 수많은 시도 끝에 테이프 거치대가 달린 카세트를 제작했죠. 또한, 테이프를 뜯을 때 칼날에 다치지 않도록 디자인했어요. 칼날을 적게 노출하면서 쉽게 자를 수 있도록 각도와 높이를 조정했죠.
‘테잎테잎’을 제작하시면서 특별히 신경 쓰신 점이 있나요?
책상 위에 놓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물건을 만들고 싶었어요. 카세트테이프와 유사하면서도 예쁘고 달라야 했죠. 이를 위해 음각과 양각을 활용하여 밋밋한 카세트 평면에 볼륨을 넣었어요.
어떤 분들에게 ‘테잎테잎’을 추천하시나요? 그리고 어린 친구들에게는 카세트테이프가 생소한 물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분들에게 ‘테잎테잎’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일기장 꾸미기를 좋아하는 20~30대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카세트테이프를 경험하지 못한 분도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카세트를 추억으로 간직하는 세대와 ‘뉴트로’로 받아들이는 세대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해요. 무엇보다도 카세트가 지닌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듣고 싶은 가수의 음악을 마음껏 듣는 요즘과 달리, 카세트는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한 가수의 노래만 들려주죠. 다른 음악을 들으려면 카세트를 교체해야 하고요. 우리가 카세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노래를 재생해서가 아니라 음악과 함께한 순간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의미에서 추억을 기록하고 싶을 때 ‘테잎테잎’이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글 장영주
자료 협조 큐러블, 프리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