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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2022-05-31

한국의 미니멀리즘을 담은 안경 브랜드 윤 서울

베를린에서 사랑받은 안경, 시스템부터 디자인까지 한 번에!

장소윤 서울 성수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66 1층)

2015년 베를린에서 시작한 한국의 안경 브랜드 윤(YUN). 안경테와 렌즈가 모두 포함된 단순한 가격 정책, 검안 즉시 바로 매장 안에서 20분 안에 안경 완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 한국적인 미감을 담은 공간 등 안경 브랜드 윤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지점이 많다. 한국의 미니멀리즘을 안경이란 제품 안에 담아서 세계로 전달하고자 하는 윤의 포부는 야무지다. 베를린에 이은 두 번째 윤의 매장인 윤 서울 성수에서 윤지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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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윤 서울

윤지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버지 윤철주 대표가 30년 동안 안경업계에서 일했다고 들었다. 아버지와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나?

안경 비즈니스를 하기 전 아버지는 엔지니어였다. 현재는 렌즈 가공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렌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개인 맞춤 렌즈를 제작한다. 나는 한국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패션 회사에서 일했다.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인데, 아쉽게도 한국의 패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나만의 강점과 내가 보여줄 수 있는 헤리티지가 무엇일까 고민하던 찰나 아버지가 그간 오래 지속해온 B2B 방식에서 벗어나 B2C 사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하셨다. 브랜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 합류하게 됐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렌즈 공장, 안경 사업 등 전반적인 시장을 파악하고 2014년 브랜드를 본격적을 선보이기까지 준비 기간만 2년 걸렸다.

‘윤’이라는 이름은 아버지 윤철주 대표와 딸 윤지윤 디렉터의 성에서 따왔다. 외국인에게는 발음하기 어려운 음절이면서 한국에서는 너무 흔한 음절이기도 한데….

네이밍할 때 고민이 많았다. 브랜드 이름에 전통과 현대, 기술과 디자인, 동양과 서양 등의 조화를 담고 싶었다.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이름을 고민하다 보니 결국 ‘윤’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윤은 기술, 전통, 기성세대를, 나의 윤은 디자인, 현대, 신세대를 뜻한다. 유럽에서 ‘윤’은 이름 자체가 가진 이국적인 뉘앙스 때문에 오히려 기억하기 쉬웠다. 한국에서 ‘윤’만으로 검색하고 홍보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윤 서울’로 알리고 있다. 원래 브랜드 이름은 ‘윤’이다.

2015년 오픈한 윤의 베를린 매장 모습.

‘윤’이 서울이 아닌 베를린에서 먼저 시작한 배경이 궁금하다.

6.25전쟁 이후 경제 성장을 위해 달려오기만 한 세대는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간과한 채 살아오다 보니 한국 제품보다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와 달리 우리 세대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라서 그런지 한국적인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큰 것 같다. 베를린은 거주 인구 중 외국인이 70%에 달할 정도로 국제적인 도시다. 새로운 것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도시라 우리 브랜드를 시작하기 좋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친언니가 독일에 정착하고 있어 유럽에서 사업을 세팅할 수 있는 유리한 지점이 있었다.

윤의 2019년 가을겨울 컬렉션 이미지. 서양과 동양의 조화가 돋보인다.

유럽에서의 반응이 궁금하다.

한국적인 것을 앞세운 안경 브랜드라 사실 두려운 부분이 많았다. 우리를 소개하는‘코리안 아이웨어 브랜드’라는 한 줄의 문구에서 ‘코리안’을 빼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유럽 역시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상당하던 시기라 자신감 있게 우리 브랜드의 뿌리는 한국이라고 홍보할 수 있었다. 특히 유럽 사람들은 한국의 고객 중심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유럽과 한국의 중간 정도의 서비스지만 반응이 좋다.

윤의 2020년 봄여름 서울 컬렉션 이미지.

유럽과 한국의 안경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는 어떻게 다른가?

안경은 대체적으로 매일 사용하는 아이템이다. 튀는 것보다 전반적인 룩에 잘 묻어나야 한다. 한국에서는 검은색 테가 기본이다. 투명한 안경테는 멋을 내고 싶은 날 사용하는 특별한 아이템인데 이와 반대로 유럽에서는 검은색 테는 너무 튀기 때문에 투명한 테가 기본 아이템이다.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 등의 색상에 따라 안경테의 선호도가 상당히 다른 점이 우리에게도 놀라웠다.

 

‘윤’은 어떤 안경을 추구하나?

패션 회사에서 일할 때 직접 즐길 수 없는 고가의 옷을 만드는 지점에서 약간의 회의감이 있었다. 좀 더 대중을 위한 디자인과 브랜드를 하고 싶은 내 바람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아버지의 경향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다. 윤은 우리가 직접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 마진이 없다. 품질은 좋지만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월등하게 합리적이라고 자부한다. 쉽게 말해 우리는 안경 브랜드 업계에서 무지 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다.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좋은 품질과 좋은 디자인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그 제품 안에 한국의 미니멀리즘 미학을 담을 수 있다면 좋겠다. 군더더기 없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의 단색화에서 영감을 받은 색감과 질감이 돋보이는 윤 서울 성수 매장 내부 모습.

안경 브랜드 ‘윤’이 렌즈 공장을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은?

현재 윤 서울 매장에만 안경 렌즈가 1만 2천여 개 정도 구비되어 있다. 격자무늬 서랍장 안에 모두 렌즈가 들어 있다. 우리가 렌즈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체 디자인한 안경테도 우리가 직접 품질 관리가 가능한 협업 공장하고만 진행한다. 보통 소비자가 안경점에서 안경을 구매할 때 렌즈와 안경테를 따로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며칠이 소요된다. 또한 어떤 렌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렌즈 압축을 많이 한다고 무작정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왜곡이 심해져 눈에 안 좋을 수 있는데, 두꺼운 렌즈는 미용적으로 지양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우리는 안경은 패션보다 의료기기라고 생각한다. 기능에 가장 충실한 장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안경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기 위해 렌즈 두께를 계산하는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소비자가 안경테를 고른 뒤 렌즈 도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렌즈 두께를 계산해 알려준다. 이 두께에 따라 렌즈 압축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가름한다. 압축이 필요한 렌즈는 추가 금액 없이 무상으로 제공한다. 렌즈 두께를 계산하는 시스템부터 인스토어 생산 시스템까지 한 번에 연동되도록 개발한 것은 우리만의 아이디어다.

검안 즉시 안경을 생산할 수 있는 기계가 설비되어 있는 윤 서울.

윤 서울의 첫 한국 매장에는 굉장히 특이한 기계가 있는데 설명해달라.

윤 서울에는 검안 즉시 매장에서 20분 안에 완제품 안경을 생산할 수 있는 인스토어 프로덕션 시스템(In-store production system)을 구비했다. 매장 안에서 안경 생산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15년 베를린 매장 이후 2020년 서울 성수동에 매장을 오픈한 이유는?

서울에 언젠가 진출해야 한다는 막연한 결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준비가 됐다는 판단이 됐다. 일본에는 패션, 디자인, 건축 같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거장과 브랜드가 많은데 반해 한국에는 외국인이 알 만한 우리 브랜드가 부족했다. 유럽에서 아시아 문화는 바로 일본 문화로 직결되는 점도 아쉬웠다. 한국의 문화와 미감을 바탕으로 한,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브랜드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외국인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꼭 가야 할 플레이스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성수동에 매장을 오픈했다.

백자 안에 들어온 듯한 넉넉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카페 공간 내부. 윤 서울에는 방문하는 고객이 편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카페 공간이 함께 있다.

윤 서울의 공간 콘셉트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윤이라는 브랜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밸런스’다. 이것이 공간에서도 그대로 느껴지기를 바랐다. 우리는 공간 속에서 현대성, 한국성, 미니멀리즘 등이 조화롭게 어울리기를 원했다. 편안하게 사람들이 머무는 카페 공간은 백자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게 천장 부분을 곡선으로 마감했고, 안경을 살펴보는 공간은 한국의 단색화에서 영감을 받은 색감과 질감으로 표현했다. 한국의 미감을 안경뿐만 아니라 공간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인테리어는 라보토리에서 진행했다.

 

 

  임나리 에디터

사진 제공  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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