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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05-24

비블리오떼끄만의 취향과 시선 그리고 안목

비블리오떼끄 김영관 대표의 ‘Select’ 이야기

비블리오떼끄를 이끈 김영관 대표는 20여 년 동안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가구 보는 법’에 대한 남다른 시각과 안목을 길러왔다.
세상에는 수많은 유수 브랜드가 있지만 김영관 대표의 기준과 철학은 확고했다. 그가 들려주는 ‘선택(Select)’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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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블리오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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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오떼끄(bibliothèque), 프랑스어로 도서관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컬렉션의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한다. 수입 가구 편집숍이지만 원목의 내음과 함께 색색깔의 유화 냄새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이미지. 수요가 집중된 서울, 경기에 기반을 두고 있을 것 같지만 비블리오떼끄는 전라도 광주에 위치해 있다. 가구 애호가들에게는 친숙한 이곳. 어떤 이들은 가구 구매를 위해 광주로 출장까지 다녀온다고 하는데.

비블리오떼끄를 이끈 김영관 대표는 20여 년 동안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가구 보는 법’에 대한 남다른 시각과 안목을 길러왔다. 남들의 시선이 랜드마크와 관광지를 여행할 때, 그의 시선은 가구 숍을 향했다. 가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농축돼 수입 가구 편집숍 오픈으로 이어졌다. 세상에는 수많은 유수 브랜드가 있지만 김영관 대표의 선택(select) 기준과 철학은 확고했다. 그가 들려주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Interview with

비블리오떼끄 김영관 대표

© 비블리오떼끄
© 비블리오떼끄

비블리오떼끄의 브랜드 셀렉 기준과 취향이 궁금해요.

 

수입 가구점으로서 처음에는 20개의 브랜드 라인업을 계획했었습니다. 계획한 브랜드의 공통점이라면 브랜드사의 철학–전체적인 디자인 방향 – 제품 퀄리티,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 부분이 셀렉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자체 공장을 가지고 있는지(인 하우스 생산인지), 좋은 소재(친환경적 부분을 포함)를 사용하고 있는지, 한국의 집과 상업공간에 잘 어우러지는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디자인적인 부분은 오너의 개인적인 취향이 더해질 수밖에 없겠죠? 저는 과하지 않고 심플한 것, 사용자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겸손함을 가진 것, 공간을 안정감 있게 해주는 것에 끌립니다.

© 비블리오떼끄

인구와 수요가 많은 서울 경기권이 아닌 광주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유가 있는지.

 

상대적으로 광주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갈수록 서울, 경기권으로 편중되는 문화, 디자인 상업공간의 일부를 여러 지방권에서도 조금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다면 좋겠죠. 무엇보다 저는 광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내 고향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을 해 나가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광주에도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디자인 셀렉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었고요. 물론, 비블리오떼끄도 서울, 경기권에 안테나숍*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상품의 판매 동향을 탐지하기 위해 메이커나 도매상이 직영하는 소매점포를 뜻한다.
© 비블리오떼끄

2018년에는 쇼룸을 확장 이전했어요.

 

층고가 높고, 채광이 좋은 장소를 오랫동안 물색했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폭넓게 보여주기 위해 250평 이상 규모를 단독 건물로 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고려했어요. 현재 광주시 농성동에 위치해 있는 쇼룸은 신축 건물이지만 꽤나 오랫동안 비어 있었던 건물이었고 비블리오떼끄의 감성에 맞게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 비블리오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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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제품마다 디자인과 개성, 형태가 다양하죠. 쇼룸에 전시, 배치하기까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해요.

 

제품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전시, 배치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요.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비블리오떼끄 스텝과 고객의 동선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지, 충분히 편하게 체험할 수 있는지, 제품을 손쉽게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1층 쇼룸은 압도적인 천장고 덕분에 펜던트 조명과 조화를 이루는 전시는 물론 폭넓은 크기의 제품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2층 안쪽으로는 아늑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상대적으로 조밀한 제품, 사랑스러운 디자인 요소를 가진 것들로 배치합니다. 기본적인 기준을 가지고 제품을 여러 차례 옮겨가며 아름다운 전시 구성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시행착오에 대한 경험이 좋은 배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 비블리오떼끄

브랜드존마다 어떤 특색이 있나요?

 

저는 각각의 브랜드 제품을 단독의 공간에서, 그것만의 세계관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을 특히 좋아해요. 그랬을 때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디자인 방향성을 고객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브랜드는 다르지만 같은 디자이너의 제품을 함께 배치하기도 해요. 소재와 특징적 디자인 요소들이 함께 전시됐을 때 시너지가 나는 조합이 있어요. 그 경우에는 과감하게 믹스 매치를 합니다.

예를 들어 칼 한센 앤 선 브랜드는 단독적인 공간을 고집하는데요. 원목이 주는 안정감과 클래식 모던 디자인 만의 우아함은 물론, 한스 웨그너(Hans J. Wegner)를 중심으로 올 밴셔(Ole Wanscher), 보르게 모겐슨(Borge Mogensen) 등 덴마크 최고의 디자이너 제품이 자신만의 아우라를 뿜어낼 수 있도록 표현하고자 합니다.

© 비블리오떼끄

그에 반해 ‘콜라주’ 콘셉트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로 비트라가 있어요. 비트라의 경우 쾌활한 분위기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믹스해도 굉장히 멋들어지게 소화합니다. 세트 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색한 비트라 브랜드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유럽에서는 허먼밀러 브랜드의 임스 디자인 제품들을 비트라에서 생산 판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허먼밀러사의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데요. 자연스럽게 비블리오떼끄 쇼룸에서도 비트라와 허먼밀러 브랜드가 믹스 매치됩니다.

© 비블리오떼끄
© 비블리오떼끄

가리모쿠사에서 생산하고, 건축가가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이는 가리모쿠케이스스터디KARIMOKUCASE STUDY 브랜드, 그리고 소프트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덴마크 메누(MENU) 브랜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덴마크 디자인 그룹 놈 아키텍스(NORM ARCHITECHTS) 디자인 제품은 서로 상이한 브랜드지만 함께 전시하면서 더 많은 고객에게 감흥을 준다는 점도 이야기하고 싶네요.

© 비블리오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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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오떼끄가 처음 수입 계약을 한 브랜드는 어디인가요?

 

가리모쿠입니다. 비블리오떼끄에게는 첫사랑과 같다고 해야 할까요. 2011년 처음 가리모쿠사에 공식 판매점이 되고자 하는 의사를 전달하고, 약 2년 후인 2013년에야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지방에서는 가리모쿠 브랜드를 수입하는 곳이 없었고, 또 제가 가구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었던 터라 가리모쿠사 측에서 여러 가지 조건과 환경을 검증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일본 내 가리모쿠 취급점을 둘러보는 등 사업 방식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했어요. 카페와 작은 가구점을 병행하고자 했던 저희의 기대와는 달리 가구점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동, 열정을 쏟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년 동안 운영해오던 카페 사업을 마감하게 되었고, 가리모쿠사에서 요구하는 단독 공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복잡다단했던 우여곡절을 모두 이야기하자면 날을 세야 할 것 같습니다. 이때 당시의 고민과 지난한 시간이 비블리오떼끄의 초심이자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비블리오떼끄
© 비블리오떼끄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미니어처도 판매하고 있어요. 어떤 아이템이 특히 인기 있는지 궁금해요.

 

1820년부터 현대까지 세기를 대표하는 디자인 아이콘을 미니어처로 소장할 수 있다니 멋진 일이죠. 스위스와 독일의 경계 바일 암 라인(Weil am Rhein)에 위치한 비트라 캠퍼스를 그대로 옮겨올 수는 없지만 비트라 공식 딜러로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프로듀스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듯합니다.

판매는 특정 제품에만 치중되어 있지 않고 골고루 인기가 있습니다. 총 70여 가지의 미니어처가 있는데요. 비트라 팬톤 체어나 스탠더드 체어를 사용하고 있으신 분이 동일한 것으로 미니어처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요. 허먼밀러 마시멜로 소파나 코코넛 체어를 갖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동경의 의미로 미니어처를 구매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말 그대로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제품으로 구성되어서인지 꽤나 다채로운 초이스를 보게 됩니다. 최근에는 까시나 브랜드의 게리트 리트벨트(Gerrit Rietveld) 디자인 지그재그 스툴, 레드블루 체어와 같이 이탈리아 브랜드에서 소개하는 디자이너 제품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눈여겨볼 만해요.

© 비블리오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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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편집숍과는 차별화되는 비블리오떼끄만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요?

 

롱 라이프 스타일(Long Life Style)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어쩌면 비블리오떼끄의 아이덴티티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것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세월을 함께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비블리오떼끄를 인식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비블리오떼끄는 저에게 마치 거대한 유기체로 인식되어 감정을 주고받고, 서로를 복 돋으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멋지고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여타의 가구 편집숍과 비교하지 않고 차근차근 비블리오떼끄가 목표한 방향으로 정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 비블리오떼끄

비블리오떼끄의 비전과 포부는.

 

소비자의 안목은 높아지고 있고, 취향도 더욱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더욱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에요. 한발 앞서 대중에게 어필하는 브랜드와 디자인을 찾고, 신중하게 조율된 공간을 선보이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하이엔드(Hi-End) 브랜드와 함께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을 준비합니다. 백 번의 말보다 지금부터 비블리오떼끄를 주목한다면 그 비전을 가늠해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도경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비블리오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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