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6

‘안녕?’ 인사 건네는 헬로맨의 이야기

구찌 <아키타이프> 展 참여한 아티스트 범민의 첫 개인전
디자인하우스가 발행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행복이 가득한 집>은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각과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올해 2월 호 <행복이 가득한 집> 표지를 장식했던 작품은 아티스트 범민(BFMIN)의 ‘헬로맨’이었다. 한국 대표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범민의 작품을 실제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그의 첫 개인전 <헬로맨 비긴즈(HELLOMAN Begins)>가 4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서울시 한남동 스페이스 헬로맨에서 개최되는 것.
ⓒ 범민

 

범민은 까르띠에와 불가리 등 럭셔리 브랜드와 지드래곤 같은 탑 아티스트, 삼성, SKT 등 굴지의기업과 여러 번 함께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화제의 전시인 구찌의 <아키타이프>에도 참여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범민은 유수의 파트너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한편, 꾸준히 개인 작업을 해왔다. 십여 년 동안 찬찬히 그린 그의 개인 작업이 바로 ‘헬로맨HELLO MAN’ 시리즈. 이 시리즈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초청 전시를 통해 처음 대중을 만났다. 당시 관람객의 뜨거운 반응은 ‘헬로맨’이 대중의 취향을 만족하는 작품이었음을 증명했다.

 

ⓒ 범민

 

지난해 초청 전시 이후 처음 열리는 개인전의 이름은 <헬로맨 비긴즈>. 이 전시의 독특한 점은 스토리가 있다는 것. ‘올레(olle-H)’라는 별에 사는 헬로맨은 친구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는 웜홀을 건너다 그만 올레에서 122만 광년 떨어진 지구에 불시착한다. 헬로맨이 지구에서 처음 만난 존재는 바로 코알라. 그는 코알라와 친구가 되기 위해 코알라와 닮도록 모습을 바꾸고, ‘안녕(Hello)?’이라고 인사를 한다. 서로 다른 우주에 살던 헬로맨과 코알라는 친구가 된다. 수줍고 설레면서도 기쁜 ‘첫 시작’ 이야기를 <헬로맨 비긴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 범민

 

“한편 이번 전시를 기획한 곳은 헬로맨 컴퍼니. 헬로맨 컴퍼니 관계자는 “자신과 타인의 사이가 122만 광년만큼이나 멀다고 해도, 작은 인사말을 통하면 바로 가까워질 수 있다는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준비했다.”라면서, “화이트 큐브 속 정제된 미술 전시와는 사뭇 다른 전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전시에서 신나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페인팅 원화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미 있는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준비되니 참고할 것. 작품을 보다 쉽게 가까이 둘 수 있도록 의류를 비롯한 굿즈를 판매한다.

 

어린 시절, 우린 멀리 보이는 친구에게 손을 들어 흔드는 ‘수인사’를 했다.
반가움이 충만한 ‘안녕 수인사’를 그린 연작이 바로 <헬로맨>이다.
“찬찬히 돌아보면, 멀리서부터 작게 보이는 친구에게 ‘안녀어어엉!’ 외칠 때 드는 반가움과 설렘의 감정은 순도 100%인 것 같습니다.
복잡한 머리를 쓰지도 않았고, 생각이 필요한 마음도 아닌, 그저 반갑고 신났었죠.
그 마음을 그림으로 박제하고 싶어서 언젠가부터 헬로맨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오랫동안, 아주 많이요.”

– 범민의 헬로맨 작업 노트 중에서

 

ⓒ 범민

 

범민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달라진 시대에 대한 안타까움을 작품에 담았다. 작가는 코로나19가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넓혔을지 몰라도, 마음만은 가까워지길 바라는 염원을 ‘헬로맨’ 시리즈로 풀어낸다. 첫 개인전 주제가 ‘멀어도 가깝다(Distant Yet Close)’인 것은 작가의 그러한 의도와 깊게 연관된다. 이번 전시의 작은 재미는 바로 입장 방법. 입장료는 없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고. 바로 “헬로”라는 인사를 건네야만 입장할 수 있는 것. 평소와 다른 용기를 내 인사를 건넨 후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색다른 경험은 또 다른 기쁨을 불러올 것이다. 다가오는 주말,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르기 좋은 전시다.

 

ⓒ 범민

 

<헬로맨 비긴즈>의 풀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올레(olle-H) 별에 살던 헬로맨은 친구를 찾아 길을 떠난다. 웜홀을 건넌 헬로맨, 그만 122만 광년 떨어진 지구에 불시착하고 만다. 불시착 탓에 우주선은 연료가 바닥 난 상태. 그러나 지구에는 연료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 깊은 고민에 빠진 헬로맨 앞에 불쑥 동글동글한 생명체가 나타났다. 코알라였다. 헬로맨이 다가서자 놀란 코알라는 나무 뒤로 숨어버렸다. 헬로맨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고정된 외형이 없고 자신의 모습을 변신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코알라와 친해지기 위해 그와 닮은 꼴로 모습을 바꿨다. 그리고는 고향별 ‘olle-H’를 거꾸로 읽은 ‘헬로Hello’를 인사말로 다정하게 건넸다. 그렇게 헬로맨은 코알라와 친구가 되었다. 이윽고 킹콩 친구, 도마뱀 친구, 아프리카 여러 부족까지 두루 친구로 지내게 된다.

그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던 헬로맨. 그러나 지구인들의 끝없는 갈등과 다툼에 좌절했다. 헬로맨은 고민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헬로맨은 그저 “헬로”라는 인사를 따스하게 건네는 것이 헬로맨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밀림 속에 숨겨뒀던 우주선에 연료가 충전된 것을 발견했다. 무슨 일일까? 연료의 비밀은 바로 전설처럼 내려오던 ‘헬로 에너지’였다. 순도 100%의 반가움과 설렘이 담긴 ‘헬로’ 인사는 ‘헬로 에너지’의 원천이었고, 이 헬로 에너지는 가공할만한 위력의 대체 연료였던 것.
오늘 누군가의 진심 어린 인사를 받았는가? 그는 올레 별에서 온 헬로맨일지도 모른다. 그 마음을 담아 당신도 손을 들어 ‘헬로’라고 인사해보라. 당신도 이제 따스함을 전파하며, 그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초능력자가 될 테니. 그나저나 연료를 충전한 헬로맨,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발행 heyPOP 편집부

프로젝트
<헬로맨 비긴즈>
장소
스페이스 헬로맨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20
일자
2022.04.15 - 2022.05.14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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