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3

마스코트는 보호복 입은 판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디자인의 모든 것
곧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한다. 2월 4일부터 20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되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베이징은 사상 최초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이용될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올림픽이 코앞이지만 어느 해보다 분위기가 차분하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지난 해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열린 것처럼 베이징올림픽 역시 일반 관람권을 판매하지 않았다. 선수와 관계자 동선도 철저하게 통제한다. 정치적인 이유도 크다. 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덴마크⋅스웨덴⋅네덜란드⋅일본 등 많은 국가가 중국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 혹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선수단만 파견하고 정부 대표는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올림픽의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으니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각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 그리고 올림픽에 참여한 디자이너, 건축가, 예술가도 각 국가를 대표하는 최정예 멤버라는 것이다. 전 세계 사람들은 중계를 통해 보는 시각물로 개최 도시와 개최국의 인상을 기억한다. 엠블럼, 마스코트, 포스터, 픽토그램, 경기장 등이 국가의 얼굴이 되는 셈이니 올림픽 디자인 기획단에 당대 최고의 ‘디자인 어벤저스’가 모이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과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어떤 디자인을 선보일까?

 

 

로고

중국 디자이너 린쿤젠(Lin Cunzhen)이 2008년 하계올림픽 로고에 이어 2022년 동계올림픽 로고를 제작했다. 겨울을 뜻하는 한자(冬)를 본 딴 모양으로, 위에는 스케이트 타는 사람, 아래에는 스키를 타는 사람을 그렸다. 린쿤젠은 국제디자인협의회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겨울(冬)의 한자 서체를 빌렸지만 단순한 그래픽을 표현한 건 아니다. 국제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하여 점, 선, 평면 및 움직임을 렌더링하여 국제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했다. 500만 년 문명과 관련된 중국의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 지길 바랐다”고 밝혔다. 로고 하단 타이포그래피 ‘BEIJING 2022(베이징 2022)’ 는 중국의 전통 종이공예에서 착안한 디자인이다.

 

 

마스코트

자이언트 팬더가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판다가 선정된 건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은 수정처럼 투명한 전신 ‘보호복’을 입은 판다다. 보호복은 판다가 올림픽 선수들과 함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성인 ‘빙’은 얼음을 뜻하며, 순수함, 강인함을 상징한다. 이름 ‘둔둔’은 중국 어린이에게 흔히 쓰는 애칭으로, 두터운 인정을 의미한다. 얼굴 주변 둥그런 조명은 올림픽의 빙상 및 설상 종목 트랙에 적용된 첨단 기술을 나타낸다. 왼쪽 손바닥에 그려진 하트는 선수와 관중을 환영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쉐룽룽. ‘쉐’는 하얀 눈을 뜻하고 첫번째 ‘룽’은 포용과 관용을 의미한다. 두번째 ‘룽’은 융합과 친화를 상징한다. 쉐룽룽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은 매일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장애인 선수들의 우정, 따뜻함, 용기, 끈기를 보여준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식 포스터

 

포스터

포스터는 공식 포스터와 홍보용 포스터로 나뉜다. 공식 포스터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공식 캐릭터와 로고를 활용해 만든 6장이다. 홍보용 포스터는 공모전을 통해 1,500점이 넘는 출품작에서 선정한 11장으로, 스포츠, 중국 문화, 베이징 도시 경관 등 동계 올림픽의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 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봉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성화봉

 

성화봉

중국 산업 디자이너 리젠예(Li Jianye)가 나뭇잎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이 성화봉에는 ‘높이 오르다’는 뜻의 ‘페이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탄소섬유 소재로 만들었다. 탄소섬유로 성화봉을 만든 건 역대 올림픽 중 이번이 처음. 마치 스웨터를 짜듯 한 올 한 올 정교하게 짠 후 붉은 색과 은색을 입혔다.

 

이 디자인과 색상은 중국 전통 두루마리 족자와 구름을 형상화한 2008년 하계올림픽 성화와 유사하다. 두 성화봉이 세트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베이징이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첫 번째 도시라는 점을 기념한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
서한 시대의 것으로 발견된 옥 펜던트 (왼쪽)

 

메달

중국 고대의 원형 옥 펜던트 디자인을 반영해 오목한 형태를 하고 있다. 원에 얕게 새겨진 무늬는 중국 전통 문양이다. 가운데에는 올림픽 오륜을 새겨 넣었다.

 

 

픽토그램

24개의 픽토그램은 전각 도장 모양을 사용한다. 각 종목의 가장 특징적이고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 붉은 색 획으로 표현했다. 로고를 디자인 한 리쿤젠이 역시 디자인했다.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사용된 주 경기장. 스위스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앤 드뫼롱이 중국 건축가 겸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와 협업해 설계했다. ⓒ IOC

 

주경기장

2008년 하계올림픽을 본 관객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 될 테다. 올해 올림픽은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2008년 하계 올림픽의 주경기장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 주경기장은 스위스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앤 드뫼롱(Herzog and de Meuron)의 작품으로, 철재를 나뭇가지처럼 쌓아 올려 ‘새 둥지’라는 애칭을 얻었다.

 

 

올림픽 개·폐회식

영화 <그레이트월>, <집으로 가는 길>, <영웅>, <붉은 수수밭>, <귀주 이야기> 등을 연출한 중국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다. 장이머우는 세계 3대 영화제(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칸 영화제)에서 모두 최고상을 수상한 거장으로 화려한 미장센과 거대한 시각효과와 물량, 액션 등으로 유명하다. 올해도 그의 손을 탄 이상 장이머우 특유의 웅장하고 화려한 느낌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유제이 기자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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