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6

LA 특별한 편집숍, H 로렌조

래퍼와 셀러브리티가 사랑하는 이곳!
40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이하 LA) 선셋 대로에 매장을 열고 유럽 디자이너 컬렉션을 소개하기 시작한 편집 매장 에이치 로렌조(이하 H 로렌조). 당시 LA에서 유일하게 유럽 디자이너 브랜드를 들여오다 일본 등 아시아 디자이너까지 영역을 확장한 이들의 특이한 셀렉션은, 독특한 스타일을 이해하고 원하는 LA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게 된다. 이어서 남성복, 여성복 구분이 없는 매장 3개를 연 후, 최근 개점한 아카이브 매장에서는 특별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2011년부터 H 로렌조의 바잉 디렉터직을 맡아 전 세계 다양한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전개하는 소치 웨스트(Xochitl West)를 인터뷰했다.
H 로렌조는 LA 안에 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HLNR 매장은 로버트슨 대로에 있다.
HLNR 매장

 

전 세계 다양한 나라의 디자이너 컬렉션을 H 로렌조에 소개하고 있다. 바잉 과정은 어떠한가?

로렌조는 현재 4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그중에서도 HLNR 콘셉트 스토어는 시작부터 런던 패션 위크 등에 오르는 독특하고 특별한 컬렉션을 주로 바잉한다. 요즘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디자이너 리서치가 가능해 사실상 전 세계 어디서든 공수하지 못하는 컬렉션이 없는 것 같다. 새로운 룩을 소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찾는 중이다.

 

HLNR 매장

 

런던 패션 위크와 런던 쇼룸을 정말 오랫동안 지원하며 신인 디자이너들의 데뷔 컬렉션부터 구매해 들여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어떤 점에 이끌리는 건가?

런던 디자이너들에게는 날것(raw)의 창의적인 요소가 다분해서 무척 영감을 많이 받는다. 그들은 매우 대담하고 런던이란 도시를 닮은 무드가 있다. 그 특별함에 늘 매료된다.

H 로렌조는 팬데믹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몇 달간 오프라인 매장을 닫아야 했지만 온라인 매출은 계속 일어났다. 멜로즈, 로버트슨, 선셋 등의 매장은 물론 오프닝 세레모니와 바니스 뉴욕 같은 큰 매장이 문을 닫았다. 우리 주 고객층은 셀러브리티인데, 많은 이들이 LA에 ‘갇히는’ 바람에 새로운 컬렉션을 원했던 그들의 니즈가 우리에게 몰렸다. 처음에는 예약제로 매장을 운영하다가 개방했는데 꾸준하게 새로운 컬렉션을 공급하니 반응이 아주 좋다. 사람들은 새로운 스타일과 룩에 목말라 있다.

H 로렌조 남성복 매장
H 로렌조 남성복 매장

 

팬데믹으로 인해 패션계 내 디자이너의 유명세와 상관없이 모두가 같은 상황을 맞았다. H 로렌조는 이미 신인과 다양한 디자이너를 섭렵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판매 상황이 있었다면?

우리 고객들은 꽤 개방적이라 디자이너의 유명세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다만 예전에는 고객이 매장에 오면 디자이너와 컬렉션에 대해 소개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면, 이제는 고객이 먼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크뮈스나 뮈글러처럼 인지도가 있는 디자이너라고 해도, 우리는 매장에 특화된 바잉으로 큐레이팅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높다.

 

H 로렌조 남성복 매장

 

주로 어떤 셀러브리티들이 오는 편인가? 할리우드 스타뿐 아니라 다양한 인물이 방문하나?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이들이 찾아온다. 예를 들면 애틀랜타에 사는 래퍼 등 LA에 상시 머물면서 자주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LA의 스트리트 스타일은 유명하다. 그 패션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LA 스타일이란 어떤 것일까?

예전에는 데님 위주의 보헤미안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섹시하고 엣지 있고 그런지(Grunge*)하며 앞서가는 특이한 스타일이 인기다. LA 사람들은 그 룩을 근사하게 소화한다. 남자의 경우 멋진 래퍼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된다. 무척 강렬(Loud)하고, 마스크를 쓰는 등 액세서리를 잘 활용한다. 요즘에는 몸매가 드러나는 바디콘(Bodycon) 룩이 유행이다. 코르셋과 바디콘 룩들을 그런지하게 해석하는 샬롯 놀즈(Charlotte Knowles) 같은 디자이너 미학이 아주 잘 팔린다. 남성복에서는 로에베, 한국 디자이너 강혁과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99% is)의 인기가 높고 새로운 한국 디자이너 카르넷 아카이브의 반응도 좋다. 몇 년째 바잉 중인 서혜인 디자이너의 옷 역시 고객 만족도가 높고 김해김 컬렉션도 좋다. 한국 디자이너 컬렉션이 반응이 좋아 주목하고 있다.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도 강력히 추천한다!

 

* 낡아서 해진 듯한 멋이 있는 스타일로 개성과 자유로움이 돋보인다.

 

H 로렌조 여성복 매장. 남성복과 여성복 매장은 모두 선셋 대로에 있다.

 

새로운 디자이너 컬렉션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매장마다 다르다. 로버트슨 매장은 실험적이고 독특한 컬렉션을 에디토리얼처럼 구성한다. 로버트슨 매장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매장으로,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바잉하는 편이다. 선셋 매장은 최근 팬데믹 이후 고객층이 바뀌는 중이라 선호도를 살피고 있다. 매장 분위기와 고객 성향에 따라 특정 브랜드와 스타일을 바잉하기도 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기도 하는데 중요한 건 그때그때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플래그십 매장과 다르게 구성하는 일에 집중한다. 새로움을 더하려고 무척 노력한다. 남성복 매장은 남자를 위한 모든 것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게 매장마다 다르게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H 로렌조 여성복 매장

 

매장 경험이 중요한가?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행사도 많이 주최한 것으로 안다.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행사를 시작했다. 다음 주에 영국 디자이너 딜라라(Dilara)의 수영복 컬렉션을 시작으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99% is)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새로운 행사를 기획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때로는 브랜드와 전략적으로 일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니엘 리가 보테가 베네타에 합류했을 때 편집 매장의 스톡을 원해 함께 작업했다. 고객은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컬렉션을 찾길 원한다.

 

최근에 매장 내 행사를 재개했다. 영국 디자이너 딜라라와 함께 작업한 쇼윈도 모습

 

9월에 패션 위크 출장을 재개했다. 그 경험은 어땠나?

뉴욕부터 시작했는데 정말 창의적인 신진 디자이너 컬렉션을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오랜만에 정신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지치기도 했다. 이어서 런던으로 넘어갔는데 협회가 워낙 잘 준비해 두어서 일하기 수월했다. 새로운 브랜드도 여럿 발견했다. 밀라노와 파리 일정까지 마치고 돌아왔다. 패션 위크에 다시 참석하면서 느낀 에너지는 아주 특별하다.

 

매장 설립자인 로렌조 하다르(LORENZO HADAR). 파리 바잉 일정에 자주 참석하는 그는 늘 신인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가장 먼저 구입하여 지속적으로 서포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H 로렌조는 정말 옷이 메인이더라. 많은 컬렉션으로 다양하게 구성한 머천다이징이 인상적이었다. 매장의 비주얼 머천다이징(VM) 전략도 중요할 것 같다.

VM 담당이 최소 1주일에서 2주일에 한 번 바꾸고 있다. 특히 HNLR 매장은 제품 회전율이 높아 빠르게 변경해야 한다. 남성복 매장은 옷이 정말 많은데 스타일별로 머천다이징한다.

 

H 로렌조 매장 내부

 

H 로렌조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독특한 셀렉션! 매장 주변에 비슷한 구성과 편집으로 새로 오픈하는 숍들이 있지만 우리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에너지가 넘치는 LA는 브랜드가 주목하는 흥미진진한 지역으로 성장 중이다. 셀러브리티들은 늘 새로운 옷을 찾기 때문에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H 로렌조 매장 내부

 

개인적인 패션 스타일은 어떤가?

매장의 바잉 셀렉션과 비슷한 편이다. 내가 입고 싶은 룩들을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다. 섹시하면서도 실험적인 무드의 대담한 룩을 섞어 입는다. 샬롯 놀즈와 뮈글러, 자크뮈스, 제니 팍스(Jenny Fax), 라프 시몬스, 보테가의 가방들, 마린 세르(Marine Serre)와 파코네시(Paconesi) 주얼리를 입는다.

 

여인해 기자

자료 제공 H Loren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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