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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2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이 한집에 산다

남산에 문 연 리빙 커뮤니티 쇼룸
두 브랜드가 한집에 살기 시작했다. 디자이너 임성빈이 이끄는 가구 브랜드 빌라레코드와 리빙 커뮤니티 플랫폼 모스카펫이 서울 남산에 새 쇼룸을 마련한 것. 서로 다른 방식으로 리빙의 가능성을 넓혀온 두 브랜드는 이제 한 공간에서 각자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 빌라레코드, 모스카펫

빌라레코드는 집에서의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가구를 선보여온 브랜드다. 익숙한 듯 낯설고, 편안하지만 뻔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일상을 새롭게 감각하도록 제안해 왔다. 모스카펫은 가구를 둘러싼 즐거움을 더 넓은 풍경으로 확장해온 리빙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동시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가구를 만들고, 국내 가구 작가와 디자이너의 활동을 연결하며 오늘의 주거 문화를 탐구한다. 현재 모스카펫에는 길종상가, 리히르, 원투차차차, 콜드포그, 매지컬 브루어리까지 다섯 개 브랜드가 함께하고 있다.

두 브랜드는 왜 한집에 모였을까

© 빌라레코드, 모스카펫

두 브랜드는 한 회사에서 운영해 왔지만, 각자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그동안 별도의 쇼룸을 운영했다. 이번 남산 쇼룸은 두 브랜드가 함께 놓였을 때 더 넓은 선택지와 균형감을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서울 용산구에 문을 연 이 건물은 남산의 풍경과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육각형에 가까운 평면과 각 면에 난 큰 창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창밖으로 남산의 계절이 스며들고, 내부에는 가구와 자연광이 함께 어우러진다. 건물 자체가 지닌 구조와 창의 존재감이 분명한 만큼, 인테리어는 덜어내는 쪽에 집중했다.

© 빌라레코드, 모스카펫

쇼룸은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된다. 1층에서는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의 가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고, 2층에는 빌라레코드의 전시 공간이 펼쳐진다. 지하 1층은 모스카펫 쇼룸과 오프코너(OFF CORNER)로 운영된다. 오프코너는 창작자들이 함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선보이는 콘텐츠 공간으로, 앞으로 리스닝 데이와 전시, 다양한 협업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는 영국의 유명 클럽 패브릭(fabric)에 설치됐던 ‘nnnn’을 전시하며, 공간과 사운드가 만나는 새로운 장면을 제안한다. 

 

그중 중요한 축은 사운드와 음악이다. 음악은 빌라레코드와 오랜 시간 협업해 온 뮤지션 수민(SUMIN)이 이 공간을 위해 구성한 다섯 시간 분량의 셋리스트로 채웠다. 사운드 시스템은 삼아뮤직과 협업해 1층과 2층에 제넬렉(Genelec) 스피커를 배치했다. 공간에 머무는 동안 음악은 전면에 나서기보다 쇼룸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조율한다.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이 이 공간에서 집중한 것은 가구를 고르는 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고객들은 새로 공간을 꾸밀 때 쇼룸을 방문한다. 이는 단순한 구매 과정이 아니라 앞으로의 생활을 상상하는 시간에 가깝다. 그 시간을 기분 좋은 경험으로 전하기 위해 과한 연출을 덜어내고, 빛과 소리, 소재와 동선처럼 공간에 머무는 감각을 만드는 요소에 집중했다. 그렇다면 두 브랜드는 왜 지금, 남산에 함께 모였을까. 임성빈 디자이너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Interview with 빌라레코드 대표 임성빈

© 빌라레코드, 모스카펫

ㅡ 기존에 각각 운영하던 두 브랜드의 쇼룸을 한 공간으로 통합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은 한 회사 안에서 전개되는 브랜드지만, 출발점과 지향점은 분명히 달라요. 그동안은 각각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쇼룸도 따로 운영해 왔습니다. 이제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충분히 각자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봤어요. 서로 다른 타깃과 취향을 가진 두 브랜드를 한 공간에 모으는 것이 오히려 고객들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보여줄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ㅡ 여러 지역 가운데 남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곳의 장소가 두 브랜드와 어떻게 맞닿아 있다고 느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방문하는 분들의 경험이었습니다. 남산의 특별한 풍경을 담아낼 수 있는, 채광 좋은 창을 보자마자 ‘여기다’ 싶었어요. 가구를 보러 오는 일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행위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보통 새롭게 공간을 단장하는 시기에 쇼룸을 찾는데, 그런 순간은 누구에게나 설레는 시간이잖아요. 고객분들께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고, 그 마음을 이 공간에 잘 담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빌라레코드, 모스카펫

ㅡ 건물의 구조도 인상적입니다. 육각형 구조에 각 면마다 배치된 창이 독특한데요. 기존 건물을 쇼룸으로 바꾸면서 중점적으로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처음 공간에 들어섰을 때, 이 건물이 주변의 정취를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각 면에 난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창밖으로 남산의 풍경이 이어지는 방식이 무척 좋았죠. 다만 건물 자체의 구조와 창이 가진 존재감이 워낙 강하다 보니, 인테리어 요소를 많이 더할수록 오히려 공간이 산만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식적인 요소는 최소화하며, 공간이 가진 본래의 힘을 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ㅡ 각 층이 다른 역할을 지닌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층별 동선과 공간 경험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세 개 층이 내부 계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라, 층을 이동하는 과정이 하나의 여정처럼 느껴지길 바랐습니다. 각 층의 역할은 다르지만, 공간을 따라 걷는 동안 두 브랜드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빌라레코드가 자리한 2층은 탁 트인 풍경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를 살리기 위해 별도의 구조물을 더하기보다 바닥과 벽의 마감재를 통일하고, 창밖의 풍경과 가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구성했습니다. 1층은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이 함께 놓이는 공간인 만큼 조금 더 다채로운 구성을 의도했습니다. 평면은 두 개의 존으로 나누되, 패브릭 파티션을 활용해 부드럽게 구획했죠. 지하 1층은 모스카펫을 중심으로 한 공간으로, 반지하 특유의 채광 덕분에 낮에도 저녁 같은 무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ㅡ 이 공간을 처음 찾는 방문객이라면 어떻게 둘러보면 좋을까요? 추천하고 싶은 관람 동선이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보통 손님이 오시면 2층부터 둘러본 뒤 아래로 내려오는 동선을 안내합니다. 2층에서는 탁 트인 풍경과 함께 빌라레코드의 가구를 천천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남산의 정취와 자연광이 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도 이 층에서 가장 잘 느껴지고요. 이후 1층으로 내려오면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이 함께 구성된, 보다 다채로운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하 1층에서는 모스카펫을 중심으로 비교적 새로운 디자인과 콘텐츠를 경험하는 흐름을 추천드립니다.

© 빌라레코드, 모스카펫

 

ㅡ신사동에서 남산으로 자리를 옮기며 두 브랜드가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주거 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바라보며,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나요?

주거 방식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가구를 고르는 일도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를 넘어 자기 삶의 방식을 정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껴요. 저희는 완성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고객이 직접 만져보고 머무르며 자신에게 맞는 감각을 찾아가는 경험을 만들어가고자 해요. ‘오프코너’처럼 창작자들과 함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시도 역시 그 연장선에 있죠. 결국 두 브랜드가 나아가는 방향은 하나예요. 누군가의 보금자리에 머무르며, 그 시간의 가치를 높여주는 가구를 만드는 것.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이 추구해 온 목표도 그 지점에서 만난다고 생각합니다.

 

ㅡ 이번 남산 쇼룸 오픈은 두 브랜드에 어떤 전환점이 될까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새롭게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이전 후, 두 브랜드의 에너지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우선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요. 그동안 제품 자체에 몰두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왔다면, 앞으로는 호텔과 F&B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집이 아닌 공간에서도 빌라레코드와 모스카펫의 가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길보경 객원 기자

취재협조 및 자료제공 빌라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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