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너무 착한데?전〉일본에서 60만 명 찾은 전시, 성수동 상륙

당신이 공감하는 좋은 사람은?

일상 속 다정한 친절은 생각보다 오래 기억된다. 낯선 여행지에서 길을 헤맬 때, 함께 길을 찾아준 현지인은 그 도시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사소한 친절은 어렵지 않지만, 바쁠수록 실천하기 힘들다. 이동진 평론가는 “바쁘다는 건 악에 가깝다”라는 말한 적이 있다. 대도시일수록 여유가 없으니 작은 배려는 더 드물다. 그래서 누군가와 주고받은 작은 배려의 순간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런 순간을 모은 전시, 〈너무 착한데?전〉이 성수동 스테이지403에서 열리고 있다.

일본에서만 누적 60만 명이 다녀간 화제의 전시로, 크리에이티브 그룹 entaku가 기획했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장면 속에서 100명의 ‘좋은 사람’을 발견해 도감으로 엮은 것이 시작이었다. ‘화상회의에서 일단 카메라를 켜주는 사람’, ‘짝수로 타야 하는 놀이기구에서 혼자 타주는 사람’, ‘돌아보지 않더라도 상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봐 주는 사람’…. 일본 일상 만화를 보는 듯 소소하지만, 디테일한 순간을 재치 있게 풀어낸 점이 매력이다.

서울에서는〈너무 별론데?전〉도 함께 열린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은근히 짜증나는 순간을 포착해 보여준다. 가령 화장실에서 손 씻고 문고리를 잡을 때, 카톡을 훑다 마침 메시지가 와 읽음 처리될 때, 숟가락을 씻다가 물이 사방으로 튀는 순간 등이다. 작품 앞에서 “이거 완전히 내 얘기인데?”라며 웃음을 터뜨리는 관람객을 볼 수 있다. 하나의 티켓으로 두 전시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친구·연인·가족과 함께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이 전시를 만든 묘엔 스구루는 광고사 덴츠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은 크리에이티브 그룹 entaku를 이끌고 있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메시지가 아니라 공감”이라 말하는 그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 2023년 도쿄에서 열린〈너무 착한데? 전〉은 오픈 16일 만에 2만 5천 명을 모으며 화제를 모았다.

 

〈너무 착한데? 전 & 너무 별론데? 전〉은 거창한 메시지를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보고 나면 묘하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가 말했듯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고, 사소한 순간이 쌓여 하루를 바꾼다. 전시를 보며 일상의 해상도를 높여보자. 전시는 9월 30일까지 열린다.

김지오 기자

프로젝트
〈너무 착한데? & 너무 별론데?〉전시
장소
스테이지 성수 403
주소
서울 성동구 뚝섬로 403
일자
2025.08.20 - 2025.09.30
김지오
자기만의 길을 걷는 브랜드와 사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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