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5

키아프·프리즈, 9월 서울은 예술로 물든다

처음 가도 재밌는 아트 위크 2025, 이렇게 즐겨보자
9월 초, 서울은 예술의 도시로 변한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세계적인 아트 플랫폼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9월 3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아트페어는 미술을 감상하는 공간이자 작품을 사고팔 수 있는 행사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에는 약 15만 명이 방문했다. 
2024년 키아프 전시장 출처: 키아프

올해는 20여 개국에서 176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국내 120여 곳 해외 50여 곳으로 구성됐고, 지난해(206개)보다 규모가 줄었다. 이는 최근 전 세계 미술시장이 위축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글로벌 미술 시장 거래 규모는 약 12% 감소했고, 한국 시장 역시 15%가량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키아프는 2002년 한국화랑협회가 만든 국내 최초 국제 아트페어다. 한국 작가와 갤러리가 세계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24회를 맞은 올해 키아프의 주제는 ‘공진(Resonance)’.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아트위크가 낯설다면, 이 글을 읽어보자. 

거장의 작품을 만나다 ‘갤러리즈’ 섹션

메인 섹션 ‘갤러리즈(GALLERIES)’에서는 156개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샘터화랑)의 ‘묘법’ 연작과 물방울 회화로 존재와 사라짐을 탐구한 김창열(표갤러리)의 대표작, 그리고 수묵적 감성과 현대적 색채가 교차하는 김택상(조현화랑)의 신작이 함께 소개된다.

박서보, ‘묘법’ 샘터화랑
박선기 ‘An Aggregation’, 021갤러리

여기에 숯과 나일론으로 환영 같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박선기(021갤러리), 실을 매개로 기억과 관계를 직조하는 일본 설치작가 시오타 치하루(가나아트), 색과 형태로 몰입을 이끄는 스위스 출신 우고 론디노네(국제갤러리)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이 이어진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폭포 연작으로 알려진 히로시 센주(순다람 타고르 갤러리), 풍성한 인체 묘사로 사랑받는 콜롬비아 출신 페르난도 보테로(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 등 국내외 거장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Chiharu Shiota의 ‘Endless Line’ 가나아트
페르난도 보테로의 ‘두 친구’ 아트오브더월드

새로운 감각을 만나는 ‘키아프 플러스’

젊은 감각이 궁금하다면 ‘키아프 플러스(Kiaf PLUS)’를 주목해 보자. 대형 갤러리 중심의 본 섹션과 달리 플러스 부문에서는 운영 기간 10년 미만의 신생 갤러리가 신진 작가와 실험 작품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의 라흰·띠오·갤러리 휴를 비롯해 파리의 마아트 갤러리, 도쿄의 hide gallery, 타이페이의 아르트민 갤러리 등 국내외 19곳이 참여한다. 대만 작가 눙수안 청의 연극 같은 회화, 설치작가 박선기의 숯과 나일론 작업, 그리고 포브스에 선정된 이희조의 작업을 볼 수 있다. 

이희조, 정원사, PBG

갤러리 그라프는 아이스크림을 투명 레진에 봉인해 기억과 감정을 시각화한 이여름의 작품을, 마아트 갤러리는 인간 부재의 미래 풍경을 탐구하는 파비앙 콘티의 회화를 선보인다. 갤러리 다선은 ‘입체의 집’ 시리즈로 집을 심리적 풍경으로 재구성하는 고차분의 작업을 내놓고, 일본 서점 체인 츠타야북스는 히로시 나가이와 코헤이 나와의 작품을 소개한다. 낯설고 새로운 감각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 부스가 펼쳐진다.

이여름, Life in Ice Cream_bite, 갤러리 그라프

특별전도 다채롭다. ‘수집과 진열’을 새로운 시각에서 탐구하는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전 〈리버스 캐비닛 〉과 여행객에게 미술을 선사하는 인천공항 특별전 〈We Connect, Art & Future 〉이 준비돼 있다. 서울 도심에서는 도시 자체를 거대한 캔버스로 바꾼 대형 디지털 아트를 만날 수 있다. 

프리즈, 세계 거장과 아시아 신예가 만나다

프리즈는 2003년 런던에서 출발한 글로벌 아트페어 브랜드다. 이후 뉴욕과 LA로 확장됐고, 서울은 네 번째 개최 도시다. 올해는 30여 개국에서 120여 개 글로벌 갤러리가 참가한다. 세계적인 거장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마크 브래드포드, 조지 콘도부터 한국 대표 작가 백남준, 이우환, 이불, 서도호, 양혜규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 

 

프리즈의 메인 섹션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는 단색화, 일본 모노하, 대만 아방가르드 등 전후 아시아 미술의 교차점을 조명한다. 새로운 시선을 찾는다면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를 주목해 보자. 신와이킨, 추미림, 임선구 등 아시아 신진 작가 10인의 작업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프리즈 하우스 서울(Frieze House Seoul)의 개관이다. 단발성 행사를 넘어 서울 한복판에 프리즈의 전시와 담론이 이어지는 무대가 생긴 것이다. 개관전〈UnHouse〉는 ‘집과 정체성’을 퀴어적 시선으로 탐구하며, 프리즈 LIVE 같은 퍼포먼스 프로그램도 열린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거장들의 작품을 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아트위크 기간에는 미술관 무료 개방, 갤러리 나이트, 영화와 음악 공연까지 시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도심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목해 보자. 

  • 국립현대미술관 무료 개방 (9월 1일~10일)
    아트위크 기간 동안 서울·과천·덕수궁·청주 4개 관이 무료로 개방된다. 티켓 없이도 주요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 아트페어에 가지 않는 시민들도 예술을 즐길 수 있다.

  • 갤러리 나이트 (Gallery Nights)
    9월 2일 한남, 3일 청담, 4일 삼청 일대에서 각각 열린다. 저녁 늦게까지 갤러리 문이 열리고 전시와 토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져 작은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 Kiaf Classic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클래식 공연 프로그램.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라흐마니노프 「악흥의 순간」과 슈만·리스트 「헌정」을 연주하고, 아레테 콰르텟과 함께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 A장조」를 들려준다. 미술 감상을 청각적 경험으로 확장한다.

  • Frieze Film Seoul
    서울시립미술관(SeMA) 루프톱에서 9월 1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다. 매일 다른 주제(Harmony, Reclaiming, Communion, Waking Dreams)로 다양한 예술 영화가 상영된다. 도심 한복판의 옥상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Frieze Music Seoul
BMW가 후원하는 음악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뮤지션 크러쉬(Crush)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다. DJ와 협업 무대까지 이어져 서울의 밤을 공연과 축제로 바꾼다.

프리즈 서울의 매력은 전시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LG OLED,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BMW, 샤넬·로에베·아디다스 등이 각각 전시·라운지·팝업을 열어 도시 전체를 축제 무드로 물들인다.

김지오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

프로젝트
키아프 서울(Kiaf SEOUL)·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5
장소
코엑스
주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일자
2025.09.03 - 2025.08.07
시간
키아프 서울 2025 | 09.03 - 09.07
프리즈 서울 2026 | 09.03 - 09.06
김지오
자기만의 길을 걷는 브랜드와 사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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