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보이는 동네, 성수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건축물이 들어선다. 일찍부터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끌었던 하우스 노웨어 서울(HAUS NOWHERE SEOUL)이다. ‘어디에도 없는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출발한 하우스 노웨어의 네 번째 프로젝트이자,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새로운 사옥이 될 이번 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까. 브랜딩과 건축이 맞물린 새로운 프로젝트 ‘하우스 노웨어 서울’에 대한 기대점을 짚어봤다.
어디에도 없던 공간을 만들다

젠틀몬스터가 2021년에 처음 선보인 ‘하우스 노웨어(HAUS NOWHERE)’는 단순한 매장이 아닌 ‘어디에도 없는 공간’을 구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기존 리테일 공간이 지녔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브랜드 철학과 미학을 건축과 공간으로 풀어내며 리테일이 나아가야 할 미래, 즉 ‘퓨처 리테일(FUTURE RETAIL)’을 제안한다. 이미 서울 도산부터 중국 상하이, 선전으로 이어진 프로젝트로 전형적인 상업 공간의 관념을 넘어 설치 미술과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성수에 문을 여는 네 번째 프로젝트, 하우스 노웨어 서울은 이러한 실험을 대형 건축 규모로 확장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브랜드가 전하는 고유한 영감과 자극

하우스 노웨어 서울은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신사옥이자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 어티슈 등 산하 레이블이 함께하는 첫 리테일 공간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신규 브랜드 ‘누플랏(NUFLAAT)’의 입점이 눈길을 끈다. 구체적인 콘셉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표권 등록 코드를 통해 커트러리 등 키친웨어를 다루는 브랜드로 추측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가 구축한 감각적인 경험에 새로운 결을 더해 성수가 품은 실험적인 기운과도 자연스럽게 호흡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축으로 말하는 브랜드 철학

하우스 노웨어 서울은 브랜드를 넘어 건축적 실험과 완성도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도 일찍부터 관심을 받았다. 설계는 더시스템랩(The System Lab)의 김찬중 건축가가 맡았다. 콘크리트 프레임만 남긴 형태로 주목받은 탬버린즈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계한 인물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되돌아온 미래’라는 주제로 브랜드 각 세계관을 건축 언어로 번역하는 실험을 선보였다. 노출 콘크리트 질감을 살린 브루탈리즘 양식을 바탕으로 전례 없던 독특한 형태로 완성됐다. 젠틀몬스터 등 산하 브랜드가 선보여온 과감한 디자인과 영감이 건축 차원으로 확장된 결과로 보인다. 김찬중 건축가와 아이아이컴바인드의 협업이 한국 건축사에 어떤 성취를 남길지도 주목할 만하다.
글 김기수 기자
자료 출처 하우스 노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