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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6

제주 고산리로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

웃음소리로 가득하던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
*이 포스팅은 일룸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국내 대표 가구 브랜드 ‘일룸(iloom)’과 빈집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스타트업 ‘다자요(dazayo)’가 함께 운영하는 스테이 ‘고산도들집’을 중심으로 지난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오세득 셰프의 다이닝과 루시드폴의 공연 등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자와의 협업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던 그 현장으로 안내한다.

제주도 서쪽에 자리한 한경면 고산리의 ‘고산도들집’은 국내 대표 가구 브랜드 일룸(iloom)에서 운영 중인 스테이다. 평소 예약제 숙박 공간으로 사용되는 고산도들집이 지난 10월 3일부터 9일까지 모두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 제주도민부터 여행객까지 다양한 방문객들이 약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고산리를 찾았다. 해당 행사를 통해 고산도들집뿐 아니라 고락로와 고산로 일대를 방문하며 온 마을에 활기를 더했다.

특히, 고락로 일대에는 일룸의 가구를 콘셉트에 맞춰 구성한 ‘비일상전시’가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밭 다이닝, 숲속 글램핑, 돌담 피크닉을 주제로 가정용 가구를 외부에 전시하여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동시에 포토존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의 타임테이블에서 가장 돋보인 점은 행사 기간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제주 로컬 브랜드 및 창작자와 함께 매일 색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점이었다. 고산리에 위치한 찻집 ‘차담제’, 공방 ‘우드비앙’과 같은 마을 상점과 함께 하는 클래스를 비롯해 제주에 거주 중인 음악가 루시드폴의 공연, 제주 식재료로 스페인 음식을 선보이는 제주 조천읍의 식당 ‘오팬파이어’을 운영하는 오세득 셰프의 다이닝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지역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축제의 장을 이뤘다.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이었던 10월 9일에 방문한 에디터는 상시로 진행되는 ‘고산도들집 도슨트’와 제주도의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색채를 연구하는 ‘컬러랩 제주’와 함께한 ‘컬러 헌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일룸 직원들이 직접 고산도들집을 소개하는 도슨트는 공간을 처음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되어 주었다. 고산도들집은 제주의 빈집을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스타트업 ‘다자요(dazayo)’와 함께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일룸이 지향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구현해냈다. ‘슬로우퍼니처(오래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하고 세심한 디자인의 가구)’를 지향하는 브랜드로서 새로운 건물을 짓는 대신 빈집을 재생하여 본연의 가치를 살리고, 지역 상생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이다.

고산도들집의 내부는 서까래 구조를 원형 그대로 유지하여 재생 건축의 묘미를 보여준다. 제주 구옥 특성상 안거리와 밖거리의 두 채로 나뉜다. 안거리는 주방과 다이닝, 침실, 화장실을 모두 포함해 가족 모임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적절하며, 밖거리는 온전히 휴식하기에 좋은 침실 중심으로 리클라이너와 침대 등의 가구로 구성했다.

 

TV 대신에 널찍한 마당을 바라다볼 수 있는 창을 마주하고 있는 아늑한 소파와 충만한 휴식을 선사하는 섬세한 일룸의 가구를 체험하면서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스테이 공간 그 자체에 일룸이라는 브랜드가 가구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철학이 담겨 있었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과 온전한 쉼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변에 시선을 두게 되면서 일룸이 제안하는 휴식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이후 참여한 ‘컬러헌팅’ 프로그램에서는 오직 자연에서 채취한 원료로 만들어진 팔레트를 활용해 고산도들집의 마당 구석구석에서 발견한 색채를 조색했다. 채 30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나무 기둥의 뿌리’, ‘고산도들집의 벽’처럼 직관적인 이름의 네 가지 색을 빠르게 완성해 선생님의 칭찬을 들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풍경의 일부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집중하는 시간은 의외의 휴식을 선사했다. 이처럼, 고산도들페스티벌에서는 ‘귤메달’의 팝업, ‘책방 소리소문’이 큐레이션한 자쿠지 도서관 등 제주를 기반으로 활약 중인 브랜드 및 상점과 협업해 즐거움과 휴식을 선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한껏 불어넣었다.

 

국내 대표 가구 브랜드인 일룸이 제주 고산리에서 스테이를 운영하며 복합 문화 축제를 개최하게 된 이유와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고산도들집과 이번 고산도들페스티벌을 기획한 일룸 마케팅팀 김나희 담당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Interview with 일룸 마케팅팀 김나희

— 10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하는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은 작년 7월 오픈한 일룸의 스테이 ‘고산도들집’을 중심으로 행사 장소로 사용하고 있죠. 가구 브랜드인 일룸이 복합 문화 축제를 열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스테이를 처음 지을 때부터 행사를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공간을 한정된 인원에게만 공개하는 점이 아쉬웠거든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간을 향유하면서 즐거운 기억을 안고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즐거움으로 채워지는 고산도들페스티벌’이라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처럼요.

 

앞으로 일룸에서 전개할 브랜드 캠페인의 주제가 ‘일상의 진심, 일룸’인데 일상과 맞닿아 있는 가구와 일상의 즐거움을 전하기에 고산도들집과 페스티벌이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방문하신 분들이 페스티벌에 대한 즐거운 기억과 함께 브랜드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길 바라요. 공간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가신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을 기획했나요?

가장 큰 목표는 즐거운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었습니다. 방문객 한 분 한 분이 일룸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행사라고 생각해요.

 

 

행사 프로그램은 ‘커플 스냅촬영’, ‘클래식 필라테스’, ‘티클래스’ 및 루시드폴과 여유와 설빈의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준과 절차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나요?

1차로 고산리에 있는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찾았습니다. 고산리의 찻집 ‘차담제’와의 ‘티클래스’를 비롯해 고산리의 목공예 공방 ‘우드비앙’과 함께한 ‘미니도마 만들기’가 그렇게 완성됐죠. 그 다음으로 제주의 로컬 브랜드들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는 식으로, 단계별로 구성했어요. 마지막으로, 여유와 설빈이나 루시드폴과 같은 뮤지션 분들도 제주에서 거주하며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지역 축제라고 해도 무색할 정도로 귤메달, 책방 소리소문 등 다양한 제주 로컬 업체들과 함께합니다. 지역과 상생하는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주도민 분들은 운전해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이면, 대부분 방문하길 꺼리신다고 들었습니다. 고산리는 제주국제공항과 가까운 시내로부터 1시간 떨어진 마을인 만큼, 이곳에 찾아와야 하는 명분이 확실해야 했어요. 여행객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길 바랐거든요. 귤메달, 멧앤멜과 같이 제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협업 뿐 아니라 고산리에 위치한 특색 있는 펍 ‘요이땅삐삐’와 ‘느린사진관’, 카페 겸 편집숍 ‘배호배호’ 등 마을 내 상점들의 참여로 방문객들이 제주와 고산리라는 마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

 

 

최근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관심을 받은 오세득 셰프, 책 <무정형의 삶>을 펴낸 김민철 작가 등이 고산도들집에 머물며 창작 활동에 새로운 활력을 얻는 프로그램 ‘월간스테이’에 참여했었죠.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 현장에서 월간스테이에 참여한 창작자들의 결과물을 직접 볼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롭습니다. ‘월간스테이’의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일룸이 중요시하는 키워드인 ‘창작’을 고산도들집에도 실현하고 싶었어요. 요리, 집필, 행위 예술 등 모든 창작 활동을 일룸이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죠. 아름다운 스테이는 이미 제주도에 포화일 정도로 많으니, 콘텐츠에 차별화를 두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을 고산도들집에 초청하는 ‘월간스테이’를 운영하면서 고산도들집 인스타그램 계정에 콘텐츠를 게시할 예정이에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오늘은 제주 고산도들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입니다. 실제로 운영을 해본 결과, 어떤 분들이 주로 찾아오셨나요? 그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일룸이 고산도들집에서 여는 첫 페스티벌인지라, 어떤 분들이 오실지 무척 궁금했어요. 내부적으로 제주도민이 60%, 관광객이 40% 정도의 비율로 찾지 않을까 예측했었는데, 지난 일주일 동안 행사를 찾은 제주도민이 70% 정도 되더라고요. 특히, 그분들은 공연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루시드폴의 공연은 90%가 제주도민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죠. 앞으로도 공연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그램 구성에 참고하고자 합니다.

또, 작년 7월에 고산도들집을 오픈했는데 일룸에서 운영하는 쇼룸이라는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일룸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숨겨왔어요. 오픈한지 1년이 지나 그동안 다녀가신 분들의 반응을 살피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운 현시점에서 고산도들집이 일룸에서 운영하는 스테이라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외부에서는 내부를 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산리 주민분들도 평소에 궁금해하셨는데 이번 기회에 내부를 직접 경험하실 수 있도록 개방한 거죠. 결과적으로 이번 행사의 방문객 분들이 브랜드에 대한 깊이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일룸과 새롭게 관계를 맺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에서 열린 행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도 있었나요?

고산리라는 동네가 외부인의 왕래가 적은 곳이거든요. 그래서인지 더욱 정이 넘쳤어요. 마을에서 행사를 열고 싶다고 제안했을 때, 낯선 행사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무척 반가워하시고, 반겨 주셨어요. 어떤 때는 먼저 색다른 제안을 해주시기도 하시고요. 선뜻 즐겁게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즐기면서 함께 일할 수 있었습니다.

고산도들집에서 앞으로 어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지 예고하자면요?

행사가 끝나면 다시 조용한 스테이로 운영할 예정입니다만, 예약이 없는 날에는 제주 지역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여름 시즌에는 근처 서핑 클럽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마당에서 모닝 요가를 시도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봤고, 앞으로도 재미있는 기획을 고산도들집에서 해보고 싶습니다.

성채은 객원 기자

자료 제공 및 취재 협조 일룸

성채은
희망과 다정함이 세상을 구할 거라고 믿는 낙천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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