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with 안지성 대표
─ 웁서울이 열리게 된 세계관이나 온오프라인을 포괄한 부분이 흥미로워요.
웁의 세계관을 설명드리자면, 웁스가 건설한 예술의 땅 ‘웁플래닛’에 4종류의 시민이 살고 있어요. 농구 마니아나 서브컬처 마니아 같은 각자의 취향을 담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죠. 이들이 아티스트와 브랜드를 초청하여 웁플래닛을 개최해요. 그 후 웁플래닛이 잠시 서울에 착륙하여 개최하는 행사가 웁서울이에요. 이를 통합하여 웁 비주얼 아트 페스티벌이라고 칭하죠. 모바일이나 PC로 웁플래닛 링크에 접속하면 캐릭터를 선택해서 RPG처럼 자유롭게 웁플래닛을 돌아다닐 수 있어요. 캐릭터가 이동하면서 각 조형물의 작가와 작품 설명도 볼 수 있고, 쇼룸에서는 제품도 구매할 수 있죠. 특정 포털을 통해 이동하여 인플레이터블 작품을 더욱 몰입도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3인칭 시점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웁플래닛은 작년처럼 올해도 웁서울 전인 9월 1일부터 5일간 오픈할 예정이고, 이어서 9월 15일부터 웁서울 페스티벌이 개최됩니다.
─ 웁서울을 시작한 계기가 있을까요.
떠오르는 뮤직 페스티벌이 있나요? 아마 다들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하지만 떠오르는 비주얼아트 페스티벌은 없죠. 그런 현실이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억울했어요. 그래서 예전부터 꿈꿔왔던 일이에요. 악수가 정의하고 바라보는 비주얼아트는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거든요. 또 악수는 기본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인데 자체적인 콘텐츠를 담은 페스티벌도 만들고 싶었죠. 5년이 넘게 계속 구상했지만 비용이나 업무량, 시간 등 여러 가지로 난제를 해결하고 실행하는 데 시간이 걸렸죠.
─ 웁서울 2023은 에스팩토리에서 진행한 웁서울 2022와 달리 프로보크서울로 장소를 옮겼어요. 아마 규모가 더 커져서겠죠.
규모를 더 키워서기도 하고, 원래 2022도 프로보크서울에서 하고 싶었어요. 프로보크서울은 원래 ‘대선제분’이라는 이름으로 1958년에 지어진 밀가루 공장이에요.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공간의 힘이 대단한 곳이죠. 시작 때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비용이나 시설 설치 등 현실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컸어요. 전기부터 시작해서 조명, 조명을 설치할 구조물, 심지어 화장실까지 모두 우리가 별도로 설치해야 하거든요. 첫 번째 웁서울을 치르고 나서도 계속 생각이 나는 바람에 이번에는 저질러버린 거죠. 역시나 힘든 부분이 많지만, 워낙 멋진 공간이어서 신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 참여 작가와 브랜드도 늘었다고 들었어요.
작년 행사에 전시 작가와 쇼룸 브랜드 모두 합쳐서 25팀 내외가 참여했어요. 올해는 3배 정도는 규모가 커졌어요. 방문객도 온오프라인 합쳐서 9천명 가량이었는데 올해는 3만 명 이상 목표하고 있어요. 특히 올해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스탠다드프렌즈’의 슬론이 웁을 위한 ‘웁-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해 줬고, 라이브페인팅 프로그램과 F&B, 실크스크린 프로그램 등 새로운 콘텐츠를 더해 더욱 다채로운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어요.
─ 이제 두 번째라 매출이 높지는 않을 텐데요.
그렇죠. 매출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얼마를 썼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빠를 것 같아요(웃음). 올해까지도 아마 비슷할 거예요. 대부분의 페스티벌이 3~4회까지 잘 버티느냐 마느냐의 싸움이죠. 올해는 우리가 최초에 계획했던 콘텐츠를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내년부터는 훨씬 더 좋아질 거고요.
─ 전시와 디제잉 공간이 하나로 결합된 파티 형식의 페스티벌이나 기존 뮤직 페스티벌과 연계하면 더 빨리 자리 잡을 텐데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웁이 비주얼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것을 관람객에게도 전달하는 것이에요. 흥행도 중요하지만 뮤직 페스티벌이 아니라 비주얼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하게 구축하고 싶었죠. 여기에 음악이나 디제잉 공연, 이벤트, F&B 등을 더해서 우리가 정의하는 웁을 위한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어요. 웁서울 2022가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30분~1시간 가량 걸렸다면, 올해 웁서울은 최소 2시간 이상 머무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웁서울 참여 작가나 브랜드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흥미로운 아티스트와 브랜드를 발견하면 시도 때도 없이 팀원과 공유하는 게 일상이에요. 이 팀 좋다, 이 아티스트 좋다 계속해서 공유하죠. 섭외 시점이 오면 취합해서 내부적으로 합의된 아티스트와 브랜드에 지체 없이 제안해요. 그건 악수나 픽스필즈, 국내외 아티스트 모두 마찬가지예요. 끊임없이 제안하는 게 우리 일이거든요. 물론 작가나 브랜드에서 거절도 많이 해요. 하지만 웁이 가지는 방향성이 명확하기 때문에 거절 당해도 개의치 않아요. 그보다 우리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설명하는 일이 더 중요하죠. 이렇게 참여 팀을 섭외함과 동시에 공간 디자인과 인플레이터블 아트웍 제작, 홍보 및 마케팅, 스폰서십 유치 등 필요한 일들을 동시에 진행하죠.
─ 페스티벌이 끝난 뒤에도 공기 조형물을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슈퍼팝(SUPERPOP)’이라고 음악과 예술, 기술, 문화가 결합된, 코카콜라에서 후원하는 페스티벌이 있어요. 웁서울이 끝난 다음 주에 이틀간 열리는데, ‘예술’ 파트의 일부분으로 저희 웁의 인플레이터블 아트가 함께하기로 했어요. 혹시나 웁서울을 놓치신 분들은 슈퍼팝 페스티벌에서 웁 인플레이터블 작품을 만나보셔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 페스티벌은 공간과 설치, 제작 등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잖아요. 어떤 곳과 함께 하나요.
웁 2023은 실력 있는 협업 팀들 덕분에 너무나도 멋지게 준비되고 있어요. 함께 하는 팀들에 대한 우리의 자부심도 크거든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비주얼 아티스트 ‘레어버스(RAREBIRTH)’가 웁의 전체 키 비주얼을 맡았어요. 공간 디자인과 설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가, 운영 관련 부분은 ‘엠앤엠디스튜디오’가 함께해요.
웁 페스티벌의 가장 큰 중심인 웁플래닛의 VR 디자인과 개발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노즈스튜디오’에서 진행하죠. 각 요소를 멋진 팀과 협업하고 있어서 이러한 부분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웁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 웁이 그리는 미래는 무엇인가요.
웁이 바라보는 비주얼아트의 무한하고 흥미로운 지점들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증명하고 싶어요. 그리고 웁의 콘텐츠는 전 세계를 기준으로 보아도 독보적이라는 자신이 있거든요. 그래서 웁플래닛을 기반으로 웁서울 뿐만 아니라 웁뉴욕, 웁베를린, 웁런던, 웁방콕, 웁바르셀로나 모두 이어나갈 생각이에요. 지금처럼 웁이 그려가는 미래를 많은 멋진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글 안상호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