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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8

팝업 레스토랑으로 세계를 누비는 WE ARE ONA

세계를 무대로 한 미식 팝업 여행은 현재 진행 중!
WE ARE ONA(ONA는 카탈루냐어로 '파도'를 의미한다)는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일시적인 미식 경험을 전하는 젊고 재능 있는 셰프 그룹이다. 소믈리에이자 WE ARE ONA의 설립자 루카 프론자토(Luca Pronzato)는 '음식'을 주제로 새로운 형태의 창의적인 셰프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2019년부터 전 세계를 무대로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벌여왔다. 특히,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예술, 디자인, 패션, 건축 이벤트 기간에 맞춰 팝업 레스토랑을 여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 뜨는 핫한 장소이거나 반대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일지라도, 그만의 독창적인 요리를 펼쳐 보일 수 있다면 충분하다. 이 실험 정신 가득한 미식 팝업은 최소 1주일에서 수개월 동안 진행된다.
WE ARE ONA팀은 터키 현지에서 공수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였다. ©Ilya Kagan

2019년 4월, 포르투갈의 코스타 다 카파리카(Costa da Caparica) 해변에서의 첫 번째 팝업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풍부한 식문화를 자랑하는 터키 카플랑카야(Kaplankaya)에서 임시 식당을 차렸다. 니콜라 플라 고메즈(Nicola Pla Gomez) 셰프를 비롯한 로컬 셰프와 함께 굴, 레몬과 허브가 깃든 홍합, 그리고 칼칸(Kalkan)의 생선 같은 갓 잡은 해산물 요리를 선보였다. 물론 터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유명한 라키 주스도 잊지 않았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아주 가까이에 앉아 맛보는 싱싱한 요리는 입안 가득 진한 바다의 맛과 향을 전하며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을 테다.

멕시코시티에서 진행한 팝업에서 함께한 셰프들과 한 컷 ©Tanya Chavez
멕시코시티의 멋진 뷰를 즐길 수 있는 셰프 레지던시 레스토랑 ©Tanya Chavez
멕시코시티의 전망 좋은 호텔 루프탑에서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 팝업은 많은 이들이 찾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Tanya Chavez
멕시코 팝업에서 셰프 Romain Tischenko의 요리. ©Tanya Chavez

올해 초에는 멕시코시티에서 첫 번째 셰프 레지던시(Chef Residency) 레스토랑을 열었다. 이곳은 시르쿨로 멕시카노 호텔(Círculo Mexicano Hotel) 옥상에 위치해 도시의 상징적인 건물인 토레 라티노아메리카나(Torre Latinoamericana)와 아즈텍의 유적인 템플로 마요르(Templo Mayor)를 포함, 아름다운 도심 풍경을 즐길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레스토랑은 열띤 호응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6개월 이상 장기간 진행되었는데, WE ARE ONA 팀은 멕시코 현지에서 공수한 재료를 활용한 프랑스식 6코스 요리와 함께 엄선된 와인 페어링까지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중 진행한 팝업 현장.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궁전에 어울리는 테이블 세팅과 메뉴를 선보여 호평 받았다. ©Paolo Abate
베니스 비엔날레 팝업. 클래식한 촛대, 브로케이드 식탁보, 생루이 크리스털 테이블웨어까지 마치 과거로 여행을 하는듯한 독특한 경험을 선사했다. ©Lorenzo Ragazzo

뿐만 아니라 아트 투어의 일환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 자코모 카사노바(Giacomo Casanova)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궁전에서 근사한 팝업을 열었다. 셰프 토마스 쿠포(Thomas Coupeau)와 소믈리에 루시 로즈데일(Lucy Rosedale)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탈리안 코스 메뉴를 선보였다. 궁전의 고풍스러운 프레스코화, 정교하게 빛나는 무라노 유리 샹들리에, 클래식한 촛대 아래 브로케이드 식탁보와 생루이 크리스털 테이블웨어까지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듯한 초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중 약 80명 규모의 팝업을 진행했다. ©Ilya Kagan
밀라노 팝업에서 셰프 Sayaka Sawaguchi는 8가지 코스 메뉴를 선보였다. ©Ilya Kagan
조명 브랜드 FLOS와 함께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중 Sayaka Sawaguchi 셰프의 팝업 메뉴 ©Ilya Kagan

지난 6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중에는 ‘별을 다시 보다(See the stars again)‘ 이벤트를 개최한 글로벌 조명 브랜드 플로스(FLOS)와 함께 카페와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플로스의 행사를 담당했던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협업이 가능했다고. 밀라노 도심에서 다소 벗어난 파브리카 오로비아 15(Fabbrica Orobia 15)에서 약 80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열린 팝업에서 프랑스에서 날아온 일본인 셰프 사야카 사와구치(Sayaka Sawaguchi)가 곰파(wild garlic), 화이트 버터, 라임을 곁들인 뇨키와 자연산 참치 등 제철 요리를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

아를에서 열린 팝업에서 셰프 Antoine Villard와 WE ARE ONA의 설립자 Luca Pronzato ©Ilya Kagan
프랑스 아를 국제사진전 기간 중 진행된 팝업 ©Ilya Kagan
빈 수영장에 마련된 팝업. 사람들은 장소가 주는 의외성에 더욱 매료됐다. ©Ilya Kagan
아를에서 셰프 Antoine Villard는 7가지 코스 메뉴를 선보였다. ©Ilya Kagan

얼마 전 7월에는 프랑스 아를의 국제사진전(Les Rencontres de la Photographie)을 기념하며 프랑스 남부로 향했다. 이들은 과거 마구간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식당으로 개조하고 빈 수영장에는 주방을 마련했다. 앙투안 빌라르(Antoine Villard) 셰프는 도미와 스트라차텔라(stracciatella), 신선한 아몬드, 바두반(vadouvan) 오일을 활용한 7가지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와인을 제외하고, 1인당 100 유로 미만의 메뉴로 늦은 밤까지 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즐거운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라 메종 파리'에서 프랑스인이 좋아하는 굴을 활용한 메뉴를 준비했다. ©Ilya Kagan
올해 2월 진행된 '라 메종 파리' 팝업에서 독특한 디자인 식기를 활용했다. ©Ilya Kagan

오는 9월 밀라노 패션 디자인 위크, 10월 파리 플러스 파 아트 바젤(Paris+ par Art Basel), 12월 마이애미 비치에서 진행될 아트 바젤 기간 중 팝업이 계획되어 있다. 손님에게는 독특한 미식의 경험과 함께 소중한 기억을, 유명한 셰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기회가 적은 젊은 셰프들에게는 창의적 자유를 펼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WE ARE ONA의 존재 이유다. 물론 팝업의 무대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음식의 맛과 품질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참여하는 행사의 특징, 지역성을 반영하고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요리를 내보이는 것은 요리를 하는 사람에게도, 음식을 맛보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설레는 일일 것이다.

유승주 해외 통신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WE ARE 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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