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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5

대상과 대상, 감정과 사물에 대한 관계성

그 틈을 포착한 작가들의 메시지 담은 <사이:42>
800여 평 규모에 달하는 무신사 최초의 오프라인 공간이자,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기획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고 있는 무신사 테라스(MUSINSA TERRACE).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기지개를 켜듯 만개한 봄기운이 이곳에 찾아들었다. 김하경, 어나이브펄슨스튜디오, 전장연 작가의 이야기가 봄의 싱그러움과 함께 흐른다.
전시 전경

 

전시 <사이:42>는 무신사 테라스의 신진 아티스트 공간 지원 프로젝트 ‘테라스 아티스트 랩(TERRACE Artist Lab)’을 통해 마련됐다. 테라스 아티스트 랩은 역량 있는 신진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이들의 이야기와 작품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이다. 예술과의 접근성을 높여 관람객이 작품에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룹전 형태로, 공간을 구성하는 대상(Object)과 대상, 감정과 사물에 대해 예술적인 시각에서 의식의 확장을 제안한다. 무신사 테라스 한편을 채운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관계성’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진다.

 

 

비예측성과 우연성이 빚어낸 흐름

 

 

전시장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김하경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김하경 작가는 도자, 캔버스, 직물 등 다양한 재료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도자 원료의 결합 비율과 소성 조건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주목하는 그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생명체가 탄생하는 과정과 같다 여겨 하나의 생명체를 만들듯 작품을 완성한다.

 

 

흘러내린 유약이 특징적인 김하경 작가의 작품은 비예측성을 안고 있다. 가마 속에서 작품이 어떻게 작용되는지는 아무도 직접 확인할 수 없다. 뚜껑을 열었을 때, 예상 범위 내에서 작품이 굳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마주하기도 한다. 작가는 그 탄생의 순간에 중점을 두고 감상하기를 권했다.

 

 

우리를 둘러싼 것에서 출발하는 여정

 

 

어나이브펄슨스튜디오(a naive person studio)는 박진선, 윤선혜 작가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은 사물이 가지는 가치와 내러티브에 중점을 둔다. 박진선 작가는 주로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를 조형 요소로 변형하며, 윤선혜 작가는 평소 본인이 공간의 실체에 대해 가져온 물음에서 출발해 프로타주(frottage)* 기법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 사물 위 종이를 올려두어 연필로 문지르면 제품의 실체가 보이는 회화 방식

 

 

두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며 우리는 일상을 이루고 있는 요소와 공간을 탐구하게 된다. 이 작품은 어떤 요소를 나타낸 것인지, 현재 발 딛고 있는 이 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인지… 너무도 당연해서 고민조차 하지 않았던 물음의 답을 고민하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한편, 봄을 닮은 색으로 칠해진 박진선 작가의 작품들은 스툴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그 위에 앉아 전시를 둘러봐도 좋겠다.

 

 

균형 속 불균형으로 바라본 관계의 의미

 

 

힘의 구조, 관계와 배분, 균형감을 살피는 전장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숨 고르고 정지’라는 제목 아래 다양한 군집으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마치 필라테스나 요가에서 사용하는 운동 기구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들은 사실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며 자세 유지가 가장 어려웠다 전한 그는, 삶에서도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치 작품의 대부분은 스프링을 활용한 구조로, 살짝만 스쳐도 흔들리게 되어있다. 작품이 작용할 때 느껴지는 긴장감이 바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작품에 살포시 손을 올리는 순간 흐트러지는 균형을 경험하면, 균형과 불균형 사이의 관계성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신사 테라스 라운지 한편을 채운 전시를 둘러보았다면, 반대편에 위치한 테라스 숍에 발걸음 해볼까? 어나이브펄슨스튜디오의 인센스 스틱 홀더, 플레이트, 포스터, 스티커와 전장연 작가의 화병 및 캔들까지 다양한 굿즈를 만나볼 수 있다. 현재 필수 태그 문구와 함께 전시 공간 또는 작품 이미지를 개인 SNS에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테라스 에디션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전시는 기존 4월 17일까지 운영 예정이었으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5월 1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더 늦지 않게 방문할 것.

 

<사이:42>

참여 작가 | 김하경, 어나이브펄슨스튜디오(박진선, 윤선혜), 전장연

전시 장소 | 무신사 테라스

전시 기간 | 2022.03.04 – 2022.05.01

운영 시간 | 11:00 – 20:00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무신사 테라스

장소
무신사 테라스 홍대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 188
일자
2022.03.04 - 2022.05.01
참여작가
김하경, 어나이브펄슨스튜디오, 전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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