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8

한국의 세신 문화를 재해석하다, 단오풍정

나에게 몰입하는 1인 세신샵

몸과 정신 건강을 돌보는 웰니스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점점 발전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트렌드라고 한다면, 디지털 디톡스다. 눈을 뜨고 자기 전까지 숏츠와 디지털 콘텐츠에 빠져 사는 삶에 서서히 지쳐 의도적으로 스마트폰을 멀리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 대표적인 공간으로 사우나를 꼽을 수 있다. 과거 단순히 몸을 씻기 위해 혹은 땀을 빼기 위해 사우나에 갔다면, 지금의 MZ세대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머릿 속 복잡한 생각까지 씻어내는 ‘웰니스 공간’으로 사우나를 찾는다. 

현재 해외에는 사우나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소셜사우나’가 생겨나고 있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음악 감상, 그림과 글쓰기, 명상과 같은 활동을 함께하며 연대감을 느끼고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1인 세신샵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 세신 문화를 기반으로 탄생한 곳이 있다. 2023년 문을 열어 현재 3개 지점을 운영 중인 단오풍정이다. 

대중목욕탕이 더 익숙했던 시기에 단오풍정 우준영 대표는 세신이 가진 의미와 본질에 집중해, 여성 전용 1인 세신샵을 열었다. 타인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내 몸에 집중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단오풍정의 서비스는 세심함을 바탕으로 한다. 본격적인 케어를 받기 전, 패치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맞는 마사지 오일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 전통 문화를 재해석한 공간에서 차 향을 맡으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후 케어가 시작된다. 

한옥 주택을 개조한 단오풍정 한옥점

코스는 피부 상태와 컨디션, 세신 후 관리를 기준으로 70분부터 120분까지 다양하다. 모든 코스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긴장을 푸는 것에서 시작해 세신과 스팀/스톤 케어로 이어진다. 한국의 세신 문화와 바디 관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산부와 해외 관광객이 즐겨 찾으며, 관광객에게는 전통 한옥을 개조한 한옥점이 인기다. 

 

‘웰니스’는 점점 더 개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다.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인 세신샵을 선택한 이유를 단오풍정의 우준영 대표에게 들었다. 

Interview with 우준영 대표

— 단오풍정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한국의 전통 세신 문화를 기반으로 전문적인 세신과 케어를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받을 수 있는 여성 전용 세신샵입니다. 관리사는 한 시간 동안 한 명의 고객만을 집중하기 때문에 새로운 세신 경험을 하실 수 있어요.

 

— 1인 세신샵이라는 콘셉트는 언제,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세신은 굉장히 개인적인 행위인데 공간과 환경 때문에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대중목욕탕에는 특유의 정겨움과 커뮤니티가 있지만, 소음이나 위생, 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순간도 존재하거든요. 그리고 팬데믹 이후 개인 위생과 프라이빗한 경험에 대한 니즈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도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축적되면서 “정말 혼자만을 위한 세신이 가능할까?”, “가장 개인적인 공간에서 전문적인 세신 서비스를 받을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어요.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 세신과 케어를 받을 수 있다.

그 답으로 오롯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1인 세신샵이라는 콘셉트를 구체화하게 되었습니다. 대중목욕탕과는 다른 방식으로 위생과 프라이버시, 몰입도를 고려한 공간에서 몸을 정리하고 회복하는 새로운 세신 경험을 제안하는 것이 단오풍정의 핵심입니다.

 

 단오풍정을 검색하면, 신윤복의 그림이 함께 뜹니다. 이 그림에서 영감받아서 이름을 지으신 건가요?

네, 맞아요. 여성들이 단옷날 물가에서 몸을 정갈히 하고 쉬는 모습을 그린 <단오풍정>을 보면서 그 시간이 여성만의 휴식과 해방의 시간처럼 느껴졌어요. 그 분위기와 의미를 현대적으로 이어가고 싶어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또, 단오풍정을 줄여서 ‘단풍’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도 담고 싶었어요.

— 인테리어도 경험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공간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조용한 몰입’이라는 콘셉트 아래, 한국의 전통과 정서를 각 지점의 성격에 맞게 재해석했어요. 본점은 전통적 요소를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동선과 여백을 중심으로, 현대적으로 디자인했습니다. 한옥점과 종로점은 한옥의 구조와 자연 소재에서 영감받아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냈어요.

  1.  
  2. — 요즘 웰니스 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다른 웰니스 공간과 차별된, 단오풍정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근 웰니스 공간이 여러 사람이 함께 머무는 사우나나 커뮤니티형 경험에 가깝다면, 단오풍정은 혼자 온전히 ‘맡겨지는 경험’에 가깝습니다. 고객은 가만히 누워 있고, 세신사와 단둘이 조용한 공간에서 몸을 씻기고 정리하는 시간이 이어져요. 어떤 고객분은 이 경험을 “씻김굿을 받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해 주시기도 했어요. 이처럼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에서 씻김을 받고 세신사와 교감하는 깊은 몰입의 시간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단오풍정 종로점 외관. 도심 접근성이 좋아, 인근 직장인이 많이 찾는다.

—  단오풍정은 현재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점별 특징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각 지점은 동일한 코스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분위기와 주요 타겟층은 조금씩 달라요. 본점은 근처 동네 주민이 접근하기 쉬운 위한 위치와 구성으로 단오풍정의 기본이 되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꾸준히 다시 찾아주시는 단골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죠. 한옥점은 70년이 넘은 한옥 주택을 개조하여 전통적인 정서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단오풍정의 시그니처인 곳입니다. 한옥의 서까래와 아담한 정원이 주는 분위기 덕분에 내국인과 외국인 고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종로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 중에도 편하게 들를 수 있게 접근성과 동선을 강화한 지점이에요. 세 지점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기도 하고요. 또한 종로 인근에서 근무하시는 직장인 분들이 퇴근 후 저녁 시간대에 많이 찾아주시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1. —  고객들이 단오풍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시나요?

‘몸이 한 단계 정리된 느낌’ 혹은 ‘여행 중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으면 해요. 세신은 손님과 세신사의 궁합이 굉장히 중요한데, 단오풍정에서 자기와 궁합이 잘 맞는 ‘세신메이트’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단오풍정만의 결을 지켜가고 싶어요. 처음이든, 다시 찾아주시는 분이던 언제나 조용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허영은 객원기자
자료제공 및 취재 협조 단오풍정 

프로젝트
단오풍정
장소
단오풍정 한옥점
주소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 25길 13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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