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 방문할 이유 하나 더 추가

금성출판사(금성문화재단)에서 복합문화공간을 차렸다. 금성출판사는 교과서와 푸르넷 학습지, 아동 만화와 소설, 백과사전을 비롯한 각종 사전 등을 선보인 60년 전통 출판사다. 어린 시절 책장이나 가방을 들춰볼 기회가 생긴다면 친근한 책 한두 권쯤은 있지 않을까. 출판사의 사회 공헌 사업을 위해 차렸던 금성문화재단이 이번 10월 26일, 삼각지역 부근에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도시정비사업을 계획 중인 신용산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넓은 부지에 오래된 창고와 공장을 리모델링한 건물이 보인다. 금성출판사가 제2의 싹을 틔우기 위해 만든 문화예술 플랫폼이자 로컬 커뮤니티가 될 KCS(Kumsung Cultural Space)이다. KCS는 세 가지 주요 공간으로 나뉜다. 문화예술로 채워질 전시장과 휴식을 위한 카페, 크고 작은 만남과 교육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전과 현재가 공존하는 전시

부지 초입에 보이는 건물 ppuri는 전시 관람 공간이다. 개관을 맞아 故김낙준 금성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이 30여 년간 수집한 우리 도자 컬렉션 중 대표작을 전시하는 〈용산에 날아오른 청룡〉이 준비 중이다. 한국의 용을 주제로 한 조선백자 6점이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간의 조도를 낮춰 차분한 마음으로 명상하듯 관람할 수 있다.

메인홀 좌측은 금성출판사가 걸어온 출판과 교육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관이다. 친근한 어린이 세계 명작 시리즈부터 시기에 따른 교과서 디자인 변화, 사전을 집필하기 위해 직접 정리한 언어, 그림 자료 등도 현실감 있게 재현되어 있다. 최초로 상업 출판을 했던 미술 서적 시리즈 〈한국 현대 미술 대표 작가 100인 선집〉도 인상적이다. 회사의 역사를 넘어 하나의 출판사가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내왔는지, 또 나는 그 안에 어떤 추억이 깃들어 있는지도 느껴볼 수 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과 직접 선별한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도 있다. 도시의 물리적 공간이 시간과 함께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지 탐구하는 김세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모든 전시는 3개월 정도 주기를 두고 바뀐다고 하니, 꾸준히 관심 둘만 하겠다.

누구나 편하게 오가는 공간

전시장을 나와 옆 부지로 들어가면 카페 흙(heulg)이 있다. 지난 58년간 공장과 목재 창고로 기능하던 건물을 누구나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높은 천장과 넓은 창이 도심 속에 있지만 마음을 뻥 뚫리게 한다. 카페와 마주한 교육동 싹(Ssak)에서는 다양한 지적 교류가 이루어진다.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주제의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만남을 준비 중이다. 흙과 싹을 품은 넓은 마당은 유연하게 변화하며 계절에 따른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마음으로 모이는 가을 축제

개관일인 10월 26일에 맞춰 KCS 마당에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기는 〈가을 한마음 대축제〉가 열린다. 출판사 닻프레스, 사진 전문 독립 서점 픽셀 퍼 인치, 구움 과자 전문점 먼데이피크닉 등이 함께 축제의 장을 만들 예정이며, 금성 출판사 체험 부스와 기념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개관을 기념해 무료 전시 관람 및 도슨트 투어(1시, 2시, 4시)도 있을 예정이니 참고하자.

글 김기수 기자

자료 제공 K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