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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명상 공간이 된 지하 봉제 공장

해운대에 오픈한 아티컬.
오래된 주택가의 한 건물 지하로 내려가는 순간 장엄하면서도 편안한 음악 그리고 거대한 스케일의 콘크리트 공간이 시선을 압도한다.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그 어떤 장식도 없이 오로지 벽면과 중앙에 놓인 도예 작품들만이 은은하고 고요하게 빛을 받고 있는 이곳. 바로 해운대구 재송동의 복합문화공간 '아티컬ARTHICUL'이다.

Art, architecture, culture 세 단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브랜드 네임은 공간이 지향하는 철학을 나타낸다. 예술과 문화, 그리고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더 나아가 아티컬은 공간 구성, 음악 등의 요소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콘텐츠를 더욱 돋보이게 연출한다. 단순히 유행에 휩쓸리는 힙 플레이스가 아닌, 과거 봉제 공장이었던 공간을 리뉴얼하며 지역 재생에도 힘쓰고자 한다. 아티컬의 강휘종 대표를 만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품은 브랜드의 더 많은 사정을 물었다.
아티컬 메인 홀 내부 전경 ©ARTHICUL

 

지난 6월 아티컬이 문을 열었습니다. 아티컬은 어떻게 탄생한 브랜드인가요?

아티컬은 저를 비롯해 이효기 포토그래퍼, 정도현 바리스타가 한 팀을 이룹니다. 저는 항상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정해진 룰과 공식, 이론을 떠나 나만의 색을 가진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이런 생각에서 시작된 아티컬은 Art + Architecture + Culture의 합성어로 ‘예술, 건축 그리고 문화를 공간에 담아 표현하다.’라는 의미예요. 어느 공간이든 그곳이 가진 스토리와 문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공간이 위치한 지역 그리고 그 건축물만의 오랜 역사와 사연들. 아티컬은 그것들을 한곳에 담아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어요.

 

아티컬 메인 홀 내부 전경 ©ARTHICUL
아티컬 커피 바 내부 전경 ©ARTHICUL

 

공간은 부산 해운대구의 한적한 동네 재송동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티컬은 공간 재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시장 활성화가 활발한 해운대, 광안리, 서면, 전포 등 이미 인구가 포집된 곳보다는 인적이 드물고 활성화가 되지 않은 곳을 찾았죠. 그리고 넓은 공간도 필요했고요. 장소를 물색하던 중 과거 봉제공장, 물류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찾게 되었고, 그 안에 콘텐츠를 담아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요즘 뜨는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테리어 요소들 예를 들어 식물, 빈티지 가구 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공간입니다. 조명조차 방문객의 자리를 비추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전시 작품을 비추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기본적인 소재는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 그리고 블랙 톤의 목제 가구로 마감했습니다. ‘굉장히 차갑고 이질적이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소재들의 조화죠. 모든 콘셉트는 심플함에 초점을 두었어요. 단순하고 깔끔하지만 동시에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죠. 이를 통해 ‘이곳의 진정한 주인은 아티컬이 아닌, 여기에서 전시를 하는 아티스트와 그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아티컬 공간은 작품 하나하나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입니다. 아티스트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공간이 되고 싶었기에 가구, 소재 등의 인테리어 요소가 지나치게 주목받지 않도록 심플함을 고집했어요. 그리고 가운데 무대가 중심이 되어, 무대를 바라보며 벽에 기대어 쉴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했어요. 이곳은 앞사람과의 대화가 중심이 되는 공간이 아니에요. 오히려 눈앞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작품과 공간, 그리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명상하며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죠.

아티컬 메인 홀에서 전시 중인 강민성 작가의 도예 작품 ©ARTHICUL

 

지금 아티컬에서 선보이는 도예 작품들이 정말 수려합니다.

현재 세라미스트 강민성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도예와 유리를 함께 전공한 작가는 흙과 유리 그리고 스틸까지 총 세 가지 재료를 접합하여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의 도예 길을 걷고 있죠. 2016년부터 다양한 미술 대전 공모전 수상 경력과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가능성이 큰 작가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티컬 메인 홀 내부 전경 ©ARTHICUL

 

앞으로 아티컬이 펼쳐나갈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아티컬에서 일어날 다양한 전시를 통해 공간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작품과 콘텐츠에 따라서 공간 자체의 느낌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구나!’하는 변화와 가능성이요. 또한, 부산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갤러리 이상의 다양한 문화예술센터로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건희

자료 협조 아티컬

장소
아티컬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91번길 21-5 B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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