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디자인 문화 콘텐츠 전시인 2025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11월 12일부터 11월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1976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24회차를 맞이했다. 현재까지 약 32,000개 브랜드와 5,600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하고 약 141만 명의 누적 관람객이 다녀갔다.
2025 SDF, WAYFINDING
올해의 주제는 ‘길찾기(Wayfinding)’.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디자이너와 관람객이 새롭게 길을 모색하고, 창의적인 답을 모색하는 장으로서 의미를 담았다. 전시 구성도 달라졌다. 전면 리뉴얼을 통해 디자인 산업의 미래 흐름을 반영한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재구성했다. ‘뉴 아틀리에(New Atelier)’, ‘디자인&크래프트 무브먼트’, ‘브랜드 유니버스’, ‘포스터 컬처’, ‘디자인 엔진’이다.
이 개편은 단지 전시 구획을 바꾸는 걸 넘어, 디자인 스튜디오·기업·회사를 아우르며 비즈니스 기회 확장을 염두에 둔 변화다. 또한 ‘디자인스페셜리스트’ 영역에서는 월간 <디자인>이 선정한 20팀이 포트폴리오 전시를 선보이고, 신규 클라이언트 발굴과 팬덤 구축에 나선다.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사업가 정신을 갖춘 신진 디자이너 40팀을 발굴해 브랜딩·멘토링·네트워킹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이번 페스티벌의 아트 디렉터는 기획자, 디자이너, 연구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그룹 레벨나인(Rebel9)이 맡았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 현대백화점, 아디다스 등과 협업 했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동적인 경험을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둔다. 2025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는 변화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보다, 변화를 마주하는 태도에 집중해 전시 디자인을 설계했다. 폴리네시아인들이 수천 개 섬을 항해하며 자신만의 항법을 터득하듯, 각자가 길을 만들어가는 디자이너의 태도를 전시장 곳곳에 담아냈다.
이번 행사는 지금의 디자인을 보는 것을 넘어, 디자인과 산업이 교류하는 비즈니스 접점으로서 기회를 탐색하는 장이다. 전시장을 거닐며 각자가 찾은 ‘길’을 찾아보자.
주목할 만한 감각적인 브랜드 15곳
개성과 철학을 담은 15개의 감각적인 브랜드를 소개한다. 청년 농부의 토마토부터 멸종위기종에서 영감을 얻은 업사이클링 브랜드, 전국 팔도의 맛을 재해석한 디저트까지. 취향의 폭을 넓혀줄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보자.
까마종 KKAMAJONG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해 예술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지닌 공예품을 선보인다. 한글의 조형미, 민화의 상징성, 직지의 정신, 조각보의 색채 등 한국 고유의 미학을 현대적 디자인 언어로 풀어내 일상에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한다. 브랜드 이름은 우리 산과 들에서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토종 식물 ‘까마종’에서 탄생했다. 대표 상품은 한글 스카프와 민화 손수건이다.
- 딜레탕티즘 Dilettantism
딜레탕티즘은 음악과 예술, 감각을 사랑하는 태도에서 출발한 컨템포러리 캐주얼 웨어 브랜드다. ‘딜레땅뜨’는 즐기는 사람을 뜻한다. 계절이나 유행에 얽매이지 않고, 데님 중심의 실험적 디자인과 자유로운 분위기로 일상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다. AI 기술과 인간의 감각이 만날 때 생기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안한다. 옷은 의복을 넘어 동시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을 확장하는 도구로 바라본다.
- 더 테이스트 청양 The Taste Cheongyang
맛과 취향을 매개로 청양의 로컬 자원을 발굴하고, 지역의 커뮤니티와 공간을 잇는 지속 가능한 미식 도시 플랫폼 브랜드다. 2022년부터 역량강화사업을 통해 더 테이스트 에디트(Edit), 다이브(Dive), 포럼(Forum), 커넥트(Connect), 아카데미(Academy)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맛과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며, 지속 가능한 미식의 방향을 열어간다. 숙박·카페·교육·캠핑이 가능한 복합 공간 ‘더 테이스트 청양’은 청양고추문화마을 부지에 2026년 오픈 예정이다.
- 더 퍼블리셔 The Publisher
계절의 문장을 순수한 아로마 향으로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에센셜 브랜드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속삭임을 향으로 표현해 피부에 편안함을 선사한다. 봄의 설렘, 여름의 생기, 가을의 감성, 겨울의 고요를 만날 수 있다. 합성 향료를 배제하고 천연재료로 향과 질감을 구현했다. 계절에 어울리는 책과 음악 큐레이션을 더해 감각적으로 공간을 채웠다.
- 스튜디오071 Studio071
스튜디오071은 익숙한 일상 속 작은 디테일을 뒤집어 새로운 즐거움을 제안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디자인부터 제조, 유통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며, 하나의 재료, 하나의 형태, 하나의 기능까지 꼼꼼히 실험한다. 노트북·아이패드 파우치, 커스텀 스티커, 리유저블 백 등 굿즈를 통해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고,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속 가능한 가치를 담는다.
어벤져스와인 AVENGERS WINE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전 세계의 뛰어난 와인과 혁신적인 음료를 소개한다. 모두가 즐기고 접근할 수 있는 주류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와인을 큐레이션해 새로운 와인의 세계를 제안한다. 대표 상품은 일반 와인의 풍부한 맛과 향을 무알코올로 구현한 ‘봉봉 제로’다.
오목칠 OMOKCHIL
오목칠은 나무와 옻으로 한국의 테이블웨어를 새롭게 정의하는 브랜드다. 단단한 목재 위에 정성 어린 옻칠을 더해, 시간이 스며든 재료가 만들어내는 깊이와 미감을 담는다. 전통 옻칠 기법 위에 현대적인 형태와 감각을 얹어, 오늘의 식탁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제안한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유행 대신, 오래 머무르는 아름다움을 믿는다.
엠바스 MBAS
엠바스는 ‘바스 양치법’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칫솔을 개발한다. 20년 경력의 장인이 설계하고 제작한 제품으로, 칫솔모 배열과 각도, 그립감까지 치주포켓과 잇몸선을 세밀하게 고려했다.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특허를 획득했으며, 현재 치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단순한 칫솔이 아닌, 올바른 양치 습관과 건강한 일상을 제안한다.
쎄르페 SSERPE
히피, 락, 힙합 등 다양한 서브컬처를 믹스해 새로운 문화 코드를 만들어가는 유니섹스 캐주얼 웨어 브랜드다. 음악·예술·스트리트 컬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시즌마다 독창적인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디자인을 전개한다. 실험적이면서도 대담한 아이덴티티로 단순한 패션을 넘어 자아와 개성을 표현하는 문화적 언어를 만들어간다.
크랩 cLab
한국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브랜드다. 실크도넛, 홍드메이드, 리헤이비어 등 개성 있는 하위 브랜드를 통해 자개 키링부터 패션·액세서리까지 다채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자개 키링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리야드 Hand Crafts Week, 도쿄 Fashion World, 파리 Maison & Objet 등 글로벌 무대에도 진출하고 있다.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는 특수 기술 유연자개를 활용한 가방과 타이벡 리유저블백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토마보이 TOMABOY
강원도 횡성 고랭지에서 대추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청년농부 브랜드다. 농업이 촌스럽다는 편견을 깨고, 농사와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감각적인 농업 브랜드를 지향한다. ‘토마보이’는 TB 모자를 쓴 청년농부로 신선함과 힙한 감성을 상징한다.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에서는 ‘WAYFINDING’을 테마로 토마보이의 세계관과 굿즈를 선보인다.
팔도카라멜 PALDO CARAMEL
우리나라 지역 특산물에서 영감을 얻은 로컬 디저트 브랜드다. 각 지역의 재료와 카라멜을 결합해 전국의 맛과 이야기를 새롭게 전한다. 한겨울 마음을 녹이는 유자의 따뜻함, 뜨거운 햇빛을 품은 대추의 시간, 여름날 삶은 옥수수의 기억처럼, 한 알의 카라멜에 소중한 순간을 담는다. ‘신선들의 비밀 묘약’이라는 세계관 아래,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리고 지역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민화와 색감이 어우러진 패키지 디자인을 통해 한국적인 디저트를 제안한다.
피그랩 PIGLAB
자연과 멸종위기종에서 영감받아 버려진 자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업사이클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숲과 바다의 생명을 모티프로, 일상 속 유용한 제품을 감성적으로 재해석한다. ‘숲(SOOP)’ 시리즈는 참달팽이와 까막딱다구리에서, ‘바다(BADA)’ 시리즈는 푸른바다거북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폐목재와 플라스틱 등 재활용 소재에 새로운 쓰임을 더해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든다.
피오큐 poq
패턴에 아트와 스토리를 결합해 철학을 담는 디자인 브랜드다. 각 패턴은 단순한 무늬가 아니라 사회·인간관계·감정 등 삶의 주제를 시각화한 이야기다. 이 스토리 있는 패턴들은 패션 소품, 인테리어 오브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어 일상 속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안한다. 패턴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패키징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며, 13가지 이상의 인쇄 기술과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프루블 Fruble
자연의 원료를 바탕으로 건강한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다. 지역 농가와 협업해 브로콜리, 고구마잎 등의 식물 원료를 추출해 피부 본연의 리듬을 깨우는 제품을 만든다. ‘좋은 화장품은 좋은 원물에서 시작된다’라는 철학 아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제품을 연구한다. 대표 상품은 강원도 인제산 브로콜리 추출물을 담은 ‘프루블 그린 스무디 젤 클렌저’다.
서울 곳곳에서 발견한 영감의 공간
SEOUL DESIGN SPOT은 전시 공간을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는 장외 프로그램이다. 2002년부터 동시대 디자인 트렌드를 이끄는 장소들을 소개해 온 프로젝트로, 도시 곳곳에 숨겨진 디자인 스폿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준다. 2025 SEOUL DESIGN SPOT은 서울디자인위크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협력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디자이너들이 직접 추천한 영감의 장소, 트렌드를 주도하는 로컬 스폿을 선정해 ‘디자인 도시 서울’의 진짜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외국인에게는 탐험을, 학생들에게는 배움을, 디자이너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위치 기반 팝업·공간 탐색 플랫폼 헤이팝(heyPOP)과 함께 ‘스탬프 투어’를 선보이며 참여 방식을 확장했다. 2025 SEOUL DESIGN SPOT 중 다섯 곳 이상을 방문해 QR코드를 인증하면 특별한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선착순 제한이 있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이번 스탬프 투어 이벤트는 서울디자인위크가 시작되는 10월 15일부터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종료되는 11월 16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다. 참여 스폿 리스트와 자세한 내용은 해당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헤이팝 편집부
자료제공 브랜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