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2

〈듄: 파트2〉 개봉을 기다리는 당신에게

영화 속 메시지부터 로케이션까지
영화 〈듄: 파트2〉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드니 빌뇌브 감독을 비롯해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오스틴 버틀러, 스텔란 스카스가드 등 출연 배우들이 내한했다. 이들이 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듄: 파트2〉를 둘러싼 이모저모를 짚었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2시간 40분이다. 더 길지 않다는 것, 그것이 이 영화에 대한 내 유일한 불만이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Collider’ 편집장 Steven Weintraub가 〈듄: 파트2〉를 보고 쓴 평가*다. 시사회 이후 국내외 여러 매체에서 영화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는 중이다. 166분 동안 완전히 새로운 시공간으로 관객을 이끈다는 이 영화가 2월 28일 국내 개봉한다. 이미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영화를 둘러싼 이모저모를 짚었다.

* 출처 기사 Zack Sharf, ‘Dune: Part Two’ First Reactions Praise Denis Villeneuve’s ‘Spectacular’ Sequel: ‘Jaw-Dropping’ and Among the ‘Greatest Sci-Fi Movies Ever’ ‘VARIETY’ 2024. 2.15
(왼쪽부터) 드니 빌뇌브 감독을 비롯해 타냐 라푸앵트 제작자, 스텔란 스카스가드, 오스틴 버틀러, 젠데이아, 티모시 샬라메 등 출연 배우들이 내한했다. 2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듄: 파트2〉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티모시 샬라메와 젠데이아는 이날 정욱준 디자이너의 브랜드 준지(JUUN.J)의 2024 S/S 컬렉션 점프수트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티모시 샬라메는 “현지 디자이너를 서포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 아름다운 의상을 입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영웅·지도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드니 빌뇌브 감독은 영화의 원작인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에 최대한 충실하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 원작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나 영웅에 관한 경고와 더불어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청년의 삶이 담겨 있다는 것. 드니 빌뇌브 감독은 21일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프랭크 허버트는 〈듄〉의 첫 편을 읽고 ‘폴’이라는 인물을 영웅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아진 데 경각심을 느낀 듯하다”라며, “원작자는 그 후 〈듄의 메시아〉라는 후속편을 집필해 영웅에 대한 다른 시각과 종교와 정치가 뒤섞였을 때의 위험성을 보여주려 했다”라고 말했다.

 

드니 빌뇌브 역시 책을 읽으며 프랭크 허버트의 의도를 잘 이해할 수 있었기에 그 메시지를 충실히 재현하려 했다고. 〈듄: 파트2〉에서 부족 ‘프레멘’의 분열을 두드러지게 보여준 이유도 거기 있다. 감독은 “프레멘이라는 부족은 하나의 집단이지만 구성원들의 생각마저 단일하지는 않다는 것. 그리고 복잡한 여러 층위를 지닌 사회임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드니 빌뇌브는 캐나다 출신이기도 한데, 그는 “1960년대까지는 캐나다 내에서도 종교와 정치를 완벽하게 분리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여러 움직임이 있었다. 그 경험에서 느낀 바를 반영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듄: 파트2〉 스틸컷

‘폴’ 역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 역시, 이 지점에서 캐릭터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고. 그는 폴이라는 역할에 대해 “소설을 읽으면서 원작자는 폴이 영웅으로 비치기를 원치 않는다는 걸 느꼈다. 폴의 캐릭터에도 그 생각이 드러난다. 폴은 다른 인물에 비해 비교적 윤리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폭력성 등 어두운 면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듄: 파트2〉 스틸컷
드니 빌뇌브가 구현한 ‘듄’이라는 유니버스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배우들은 ‘듄 유니버스’에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주 영광을 표했다. 1965년 처음 출간된 원작 소설 시리즈 〈듄〉이 오래도록 많은 이에게 사랑받아 온 만큼, 짜릿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것. 젠데이아는 “듄의 대본을 읽으며 감독님이 얼마나 〈듄〉 원작에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았다. 이 유니버스의 일원이 되었다는 점에 기쁘고 커다란 책임감을 느낀다. 원작을 오래 아낀 분들이 충분히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듄: 파트2〉 스틸컷

오스틴 버틀러는 한국에서 〈듄〉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감독님이 만든 세계관 안에는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영화와 시네마에 대한 사랑, 이를테면 어두운 극장에 앉아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경험, 나아가 그 세계가 갖는 질감과 힘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게 아닐까?”라고 의견을 밝혔다.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이 영화는 정치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거대한 힘에 대한 비판적 면모가 담겨 있고, 그런 의미에서도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아주 뜻깊다”고 말했다.

〈듄: 파트2〉 스틸컷
비현실적인 세계를 만들어낸 현실의 공간들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프레스 컨퍼런스 말미에 웃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아주 멋진 영화다. 그 무엇보다도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보라. 아이폰으로 보면 별로일 거다. 꼭 영화관에서 보라.” ‘그 무엇보다도 영화’인 이 작품의 미장센은 전 세계 로케이션을 통해 완성됐다. 요르단 아라바 계곡(Wadi Araba) 근처의 협곡 알 시크(Al Siq), 아랍에미리트의 모래 언덕 등이 작품 속 사막 행성 ‘아라키스’가 되어 주었다.

〈듄: 파트2〉 로케이션 스틸컷

전편의 사막 장면은 요르단 남부의 와디 럼(Wadi Rum)에서 촬영했는데, 이 지역이 무척 아름다운데도 불구하고 파트 2를 위해서는 또 다른 장소를 찾았다고. 이는 전편과 차별점을 두기 위한 선택이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동일한 세계관에서 이어지는 속편을 찍은 것은 처음이다. 〈듄: 파트2〉를 연출하며 관객들이 데자뷰를 느끼지 않게끔 노력했다. 그래서 새로운 장소를 찾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듄: 파트2〉 로케이션 스틸컷

요르단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의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가 설계한 브리온 묘지(Tomba brion)가 등장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트레비소에 위치한 이 건물은 실제 브리온 가문의 공동묘지로, 아름답고 섬세한 디테일과 독특하고 신비로운 형태를 지닌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제작진조차 “장소 자체로 너무 아름다워 아무것도 손대지 않고 촬영했다”라고 말했다니, 이 장소가 영화 속에서 어떻게 등장할지 기대해 봐도 좋겠다.

브리온 묘지. 사진 출처: fondoambiente.it |FAI property in Treviso
브리온 묘지. 사진 출처: fondoambiente.it |FAI property in Treviso

 김유영 기자 

자료 제공 워너브러더스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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