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1

2024년에 선보일 이모지들은?

2024년에 새롭게 선보일 이모지를 기다리며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과의 소통을 보다 매끄럽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모지(Emoji)는 1999년 일본 통신사 NTT 도코모의 개발자 구리타 시게타카가 개발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원래는 일본 휴대폰 전용으로 쓰인 문자였지만, 애플과 구글이 이를 지원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구글과 애플이 이모지의 유니코드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유니코드 표준화 이후 애플은 iOS에 이모지 키보드를 추가했다.
사진 출처: support.apple.com/en-us/HT202332

유니코드는 세계의 문자를 컴퓨터에서 일관적으로 다루고 표현할 수 있게 설계된 산업 표준이다. 그래서 유니코드에 이모지가 언어체계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이모지가 컴퓨터 세계의 정식 언어가 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구글과 애플의 노력으로 이 그림 문자는 전 세계 컴퓨터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자리잡게 된다.

사진 출처: blog.emojipedia.org

아이폰과 인터넷 등에서 이모지를 접한 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가리키는 단어가 영어 단어라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듯하다. 감정을 뜻하는 ‘Emotion’에서 왔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진짜 어원은 한자에서 왔다. 일본어에서 그림을 뜻하는 한자 와 문자를 뜻하는 한자文字가 만나서 만들어졌으며 이를 정확히 발음하면 ‘에모지’가 맞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이모지’라는 발음이 더 많이 사용되면서 에모지보다는 이모지로 부르는 것이 정착되게 된다.

사진 출처: emojipedia.org/face-with-tears-of-joy/

이모지는 언어에 상관없이 그림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문자이기 때문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그리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2010년 대부터는 소통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2015년 기준 전 세계에서 60억 건의 이모지가 사용되었으며, 그 해 옥스퍼드대 출판사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모지(Face with Tears of Joy)‘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그리고 현재 이 이모지는 영미권에서 웃는 의미를 전달할 때 텍스트 대신 사용되고 있다.

사진 출처: stories.moma.org

사람을 잇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이용되는 이모지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NTT 도코모가 1999년에 최초로 선보인 원본 디자인 176점을 영구소장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매끈하고 섬세하게 표현된 현재의 이모지와 달리 최초의 디자인은 오로지 도트로만 이루어진 점이 특징이다. 점과 선 몇 개를 가지고 현재와 동일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진 출처: stories.moma.org

제조사 별로 각자 다른 스타일로 이모지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모양이 크게 다를 경우 소통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대체적인 모습은 점차 통일되는 추세다. 덕분에 이모지는 ‘디지털 시대의 공용어’로 불리며 전 세계 사람들의 소통을 돕고 있다. 매해 선보이는 이모지 디자인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다. 그래서 사람들의 소통에 문제가 될 이모지 디자인이 선보일 경우 논란의 여지가 생기기도 한다.

사진 출처: twitter.com

가장 크게 화제가 되었던 것은 구글의 햄버거 이모지일 것이다. 2017년 토마스 백달(Thomas Baekdal)이라는 한 트위터 유저가 구글의 햄버거 이모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논란이 시작되었다. 그가 트윗을 올린 이유는 다른 제조사의 햄버거는 치즈가 패티 위에 올려져 있는데, 구글만 치즈가 패티 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논란 당시 구글의 맥주 이모지의 모습 사진 출처: emojipedia.org

빵 안에 들어가는 재료의 순서는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보통 버거를 만들 때 패티 위에 치즈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이었다. 이에 사람들의 뜨거운 토론이 이어지게 된다. 그와 더불어 문제가 된 것은 생맥주 이모지였다. 맥주 거품 아래 맥주가 없이 비어 있는 모습은 누구나 봐도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사진 출처: twitter.com

이모지 확산의 일등공신 중 하나인 구글이 사람들의 인식과 다른 이모지를 내놓자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에 구글의 최고 경영자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햄버거 이모지를 월요일까지 빠르게 수정하라고 트윗을 올리며 문제를 수습했다.

사진 출처: twitter.com

그러나 그의 수정 요청사항은 이모지가 아닌 구내 식당에서 이루어졌다. CEO가 지시한 월요일, 구내 식당에서는 구글의 이모지와 동일한 순서로 속재료를 넣은 ‘안드로이드 버거(Android Burger)‘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의 햄버거와 맥주 이모지는 다른 제조사와 동일한 모습으로 변경되어 있는 상태다.

사진 출처: toss.tech/article/22205

소통과 관련된 문제가 다시금 두드러졌던 것은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Toss)가 자체 제작한 이모지, ‘토스페이스(Tossface)‘를 선보였을 때다. 이들이 제작한 3,600개의 이모지 세트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즉시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 팀이 시각적인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사진 출처: toss.tech/article/22205

기본 도형과 최소한의 묘사를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게 한 점이 토스페이스에서 제일 두드러지는 특징이었다. 그와 더불어 각도가 있는 사물은 모두 오른쪽 45도로 각도를 기울였으며 이모지의 방향을 글을 읽는 순서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도록 통일했다. 검은 배경, 흰 배경 둘 다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컬러 팔레트를 조정했으며 입체적인 사물의 경우 모두 동일한 높이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제작해 일관성을 부여했다. 이모지 세트 전체에서 느낄 수 있는 통일감 있는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사진 출처: emojipedia.org/toss-face

토스페이스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한국과 현대 문화에 맞춰 이모지를 다시 제작했다는 점이었다.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모지 내에서는 사케, 일본 도깨비와 같이 일본풍의 이모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토스는 소주, 김밥, 붕어빵과 같은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사물을 추가했고, 일본풍 이모지를 한국풍으로 대신할 수 있게 변경했다. 그와 더불어 드론이나 클라우드처럼 과거에는 없었지만 앞으로 흔하게 사용될 사물이나 개념에 어울리는 이모지를 추가했다.

 

이런 시도는 다른 제조사에서는 없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신선했지만, 전 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모지 사용에 있어서는 논란의 여지를 남기기에 충분했다. 결국 논란이 있었던 이모지는 다시 기존 이모지와 유사하게 변경되었다. 이모지의 디자인이 얼마나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일화였다.

사진 출처: producthunt.com/products/emoji-dick

이렇게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디자인되는 이모지는 자연스럽게 디자인과 예술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모지로만 책을 만드는 시도도 이루어졌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이 아마존 산하의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인 엠턱(Mturk)에서 발매한 ‘이모지 딕(Emoji Dick)‘이다. 이는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이모지로 번역한 책으로, 일상에서 이모지로만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다만 이모지만으로는 전체 문장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 영문 해석이 달려있는 점이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사진 출처: emojiirllol.tumblr.com

그래픽 디자이너 리자 넬슨(Lisa Nelson)은 우리가 자주 쓰는 이모지를 실제로 촬영하여 만든 ‘EMOJI IRL.LOL.’ 시리즈를 선보여 사람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일상의 모습을 담은 이모지 디자인을 다시 현실화하는 작업은 신선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디자이너는 변형이 되어도 여전히 사람들이 이모지를 알아보고 그 의미를 한 눈에 알 수 있는지 여부가 궁금해 제작을 시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출처: youtu.be/VF2XmudQQ5g

의외로 광고 디자인에서도 이모지가 활용되기도 한다. 긴 글보다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이모지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는 이모지를 활용해 브랜드의 메시지를 훌륭하게 전달한 광고들을 공개하며, 이모지가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 출처: youtu.be/VF2XmudQQ5g

타코벨, 버거킹, 도미노 피자 등 쟁쟁한 브랜드들이 이모지를 활용한 광고들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 광고 위원회가 기획한 ‘나는 목격자입니다(I am a Witness)’라는 광고였다. 이들은 눈동자 그림의 이모지를 통해 사이버 괴롭힘에 대한 문제의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이를 활용하여 괴롭힘에 대한 입장 표명을 드러낼 수 있게 했다.

사진 출처: blog.emojipedia.org/new-emojis-in-2023/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우리의 소통을 돕는 이모지는 매년 새로운 디자인이 소개된다. 최근 세계 이모지의 날을 기념해 이모지피디아에서는 올해 후반부터 기기에 승인 및 출시될 수 있는 이모티콘 디자인 샘플들을 미리 소개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 선보일 이모지 버전 15.1에는 피부색과 성별 변화를 포함하여 108개의 새로운 디자인이 선보인다고 한다. 고개를 흔드는 머리, 불사조, 라임, 갈색 버섯, 끊어진 사슬 등을 포함한 이번 샘플 디자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다양한 움직임을 반영한 디자인이다.

사진 출처: blog.emojipedia.org/new-emojis-in-2023/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 흰 지팡이를 든 사람, 수동 휠체어를 탄 사람, 전동 휠체어를 탄 사람 등 다양한 전신 표현 이모지들이 대거 포함되었으며, 성별을 알 수 없도록 가족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도 함께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이번 샘플들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자세한 상황 설명이 담긴 이미지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blog.emojipedia.org/new-emojis-in-2023/

이미지피디아의 샘플 이미지는 최종 버전이 출시되는 9월에 다시 업데이트 되어 공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제조사가 자사의 이모지에 반영할 것이라고 한다. 올해 후반부터 내년 초에 선보일 이모지 디자인이 현재 공개된 디자인과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해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박민정 객원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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