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7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영감받은 쇼룸?

자연과 물아일체 이루는 폴란드의 카 쇼룸
폴란드 바르샤바에 기반을 둔 건축 및 디자인 스튜디오 유니즘(UNISM)은 폴란드의 한 식품 포장 회사를 위한 지하 공장 건축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유니즘은 건축과 조경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기 위해 설립된 런던-바르샤바 기반의 스튜디오이며, 건축가 콘라드 웨카(Konrad Weka)가 이끌고 있다. 런던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콘라드 웨카는 바르샤바와 런던에서 일하면서 전문적인 건축 커리어를 쌓은 후 2002년 유니즘을 설립했다.
© Unism

유니즘은 국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 소규모 프로젝트부터 박물관, 교육센터, 공장 및 물류시설 등을 비롯한 대형 공공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특히 이들이 지닌 차별점은 복잡한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프로젝트에 접목시킬 수 있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BIM 기술 및 파라메트릭 모델링을 통해 여러 설계 옵션을 신속하게 설계하고, 설계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충돌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유니즘은 이러한 최신 현대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둔 흥미로운 작업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식품 포장 회사를 위한 지하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현대적인 모델링 기술이 도입되었다. 공장은 산업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관은 마치 초록빛 언덕이 연상되는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이 공장은 폴란드 루블린 근처에 건설될 예정이며, 프로젝트는 푸른 들판을 그대로 보호하면서도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건물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유니즘은 설계의 초기 단계부터 건물의 형태와 지역 경관을 혼합하여 자연과의 공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들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농촌 지역의 미래를 위한 대규모 개발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번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이러한 마스터플랜을 현실화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

© Unism

고지대와 저지대의 높이 차이가 6미터나 되는 좁은 언덕이 있는 지형에 위치한 이 건물은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록빛 지붕이 눈에 띈다. 언덕이 폭이 좁아지는 지점에 위치한 아치형의 입구 또한 인상적이다. 유선형 레이아웃을 취한 1층에는 원료나 완제품 보관을 위한 공간이 신설된다. 또한 영국의 다국적 건축 엔지니어링 회사 에이럽(Arup)의 엔지니어링 컨설턴트와의 협업을 통해 생산라인을 자동화하고 저장 시설을 위한 자율 로봇을 도입하여 생산량을 효율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 Unism

대중에게 개방되어 있는 공장의 상층부에는 방문자 센터, 회의시설, 친환경 포장 개발을 위한 연구 센터, 사무직 직원을 위한 오피스가 자리한다. 구불구불한 디자인이 특징적인 이 로비공간은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의 핵심이기도 하다. 로비 천장에는 자연광이 투과되는 대형 원형 창문이 있는 지붕이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공장을 방문객을 위한 카페도 이곳에 위치한다.

이처럼 공장의 내부는 각 구역이 하나의 디자인 안에서 마치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통합되어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기하학을 통해 이와 같은 특별한 공간 디자인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유니즘의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공장에는 관리자가 전체 생산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천장에서 바닥까지 내려오는 대형 창문이 설치될 예정이다. © Unism

한편, 유니즘은 에이럽과 또 한 번의 협업을 통해 제임스 본드 바이브가 느껴지는 자동차 쇼룸을 디자인했다. 화려함과 스펙터클함이 인상적인 영화 007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쇼룸은 영국의 고급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애스턴 마틴(Aston Martins)의 특별한 클래식 자동차 컬렉션을 위한 첨단 지하 은신처이다. 쇼룸은 고전적인 돔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가운데에 원형 채광 창이 있는 언덕의 형태를 띠고 있다. 건축가는 상대적으로 작은 건설 현장 내에서 복잡한 형상을 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도록 파라메트릭(Parametric)* 모델링을 통해 고유한 구조를 완전히 설계했다.

* 데이터·수식으로 만든 알고리즘에 따라 형상을 설계하는 방법
© Unism

바르샤바의 녹음이 우거진 주거 지역에 위치한 지하 쇼룸은 잔디가 있는 언덕 아래에 숨겨진 구불구불한 진입로를 따라 미끄러져 들어가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경사로의 입구는 회전 반경, 바퀴 폭 등 빈티지 자동차의 특징을 고려하여 세심하게 디자인되었다.

 

“우리 팀은 디자인과 디지털 관련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부지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유니즘과의 협업은 이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자동차 애호가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클래식 자동차 컬렉션이 있는 하이테크 지하 쇼룸이 완성되었습니다.”라고 에이럽 바르샤바 지사의 부이사 표트르 코나르체프스키(Piotr Konarzewski)는 설명했다.

아름답고 평온한 호숫가 근처에 숨겨져 있는 쇼룸으로 자동차가 향하는 모습은 007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 Unism

건축 엔지니어링이 도입된 유선형의 벽은 세련된 공간에 인상적인 질감을 더한다. 3미터 폭의 채광 창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광은 유기적인 형태를 강조하며, 미묘한 조명은 더욱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를 통해 쇼룸을 방문한 방문객들은 해 질 녘 황혼에서 느낄 수 있는 드라마틱함을 경험할 수 있다. 8개의 클래식 자동차 컬렉션을 전시할 수 있고, 향후 추가 전시를 위한 2개의 여유 공간이 있는 쇼룸에는 차량을 신속하게 주차할 수 있는 회전 플랫폼도 마련되어 있다.

© U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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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하 쇼룸은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콘셉트, 하이테크가 적용된 세련된 외관이 돋보이지만,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여 디자인되었다. 일례로, 쇼룸에 설치되어 있는 지열 열 펌프 시스템은 추운 겨울 동안 따듯함을 유지하기 위해 지열 에너지를 모은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날씨가 변하더라도 건물 내 권장 온도 및 습도가 보장되어 차량 보관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 유지된다. 또한, 지하의 저수조는 쇼룸 위에 있는 정원에 물을 주기 위해 빗물을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최새미 객원 필자

자료 출처 UNISM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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