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2

작가 이름도, 작품명도 없는 전시?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세부 정보 없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이색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도 정직하고 솔직하다.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가 바로 그것.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와 출품 작품에 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 작품의 재료와 크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작가명, 작품명, 제작 연도 등에 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없다.
전경
전경

 

작가와 작품에 관한 정보를 철저하게 배제한 이번 전시는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작품이 어떻게 이해되고, 관객의 감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탐구한다. 특히나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동시대 예술 작품의 경향이 작품과 그 외적 요소의 관계에 지나치게 주목되어 있는 점을 주목. 감상자 입장에서 느끼는 동시대 미술을 향한 당혹감과 난해함을 고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Artist A, ***, ***,***, 린넨에 유채 Oil on linen, 193.7 × 130.2 cm
Artist L, ***, ***,***, 캔버스에 가정용 광택 페인트 Household gloss paint on canvas, 90 × 90 cm

 

따라서 이번 전시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에서는 관객이 자신의 예술적 사유를 되도록 쉽게 펼칠 수 있도록 복잡하고 난해한 작품을 최대한 피했다. 전시 공간의 구성과 디자인도 과한 설정과 연출을 자제했다.작품마다 공평한 감상을 위해 최대한 중립적으로 작품을 배치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작가와 작품에 관한 설명과 이를 둘러싼 배경과 다양한 쟁점들 그리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작품 감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관객의 자율적인 감상을 방해하는 주요한 요소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Artist N, ***, ***,***,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62 × 162 cm

 

한편, 이번 전시에는 관객에게는 물론이고 참여 작가에게도 흥미로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바로 전시장 입구와 전시장 내부 한편에 마련된 작품 감상 기록을 위한 공간이다. 여러 대의 PC가 놓여 있는데 아무런 정보 없이 전시장에 소개된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누구나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다. ‘ㅋㅋㅋㅋ’와 같은 솔직한 감상부터 비평문과 같은 심도 있는 감상평까지. 작품을 둘러싼 수 많은 요소를 차단한 상태에서 작품 앞에서 자유롭게 누린 감각을 글로 기록한다. 이는 관객과 작가 그리고 기획자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벽 혹은 동시대 미술 감상을 위한 높은 문턱을 제거한다. 그간 일방적이었던 동시대 미술 전시의 소통 방식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Artist J, ***, ***,***, 캔버스에 아크릴릭 과슈 Acrylic gouache on canvas, 145.5 × 112.1 cm

 

익명으로 소개된 이번 전시의 작품은 총 88점이다. 전체 작품과 참여 작가에 관한 정보는 오는 7월 1일(일요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정보 공개 이후 전시장을 다시 방문한다면 작품에 관한 정보와 함께 정보 공개 전후의 감상평을 비교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도 가능하다.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 관장은 파격적인 콘셉트의 이번 전시를 두고 작가의 의도나 진술 그리고 작품의 개념과 맥락이 중요한 동시대 예술의 흐름 속에서 &#감상의 자율성과 작품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한 시도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뿐만 아니라 그간 독자적이고 개성있는 전시 기획으로 주목 받아 온 부산현대미술관의 앞으로의 실험적 행보와 이 다음으로 선보일 파격적인 전시는 과연 무엇일지 기대된다.

 
전시 포스터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프로젝트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
장소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1
주소
부산 사하구 낙동남로 1191
일자
2022.04.01 - 2022.07.17
기획자/디렉터
학예연구사 최상호
참여작가
김 ** 등 국내외 작가 15 명 내외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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